조경희씨(사진 왼쪽)가 안병용 시장(가운데)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의정부시> |
(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생업을 중단하면서 5년 동안 봉사활동을 펼쳐온 식당 여주인이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제일시장 내에서 해물탕집을 운영하고 있는 조경희씨.
조씨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새벽 일찍부터 배추를 4등분해 소금에 절였다.
또 무와 쑥갓, 파, 양파 등을 정성스레 다듬고 썰어 속을 머무린 뒤 배추에 속을 채웠다.
조씨가 만든 김장김치는 모두 800포기. 김장김치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는 조씨가 사비를 털어 마련했다.
이날 의정부시 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 16명도 조씨의 선행을 도왔다.
안병용 의정부시장도 이날 조씨의 선행을 격려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안 시장은 “직접 김장을 담그시는 분들의 모습에 오히려 마음이 훈훈해 진다”며 “따스한 손길들로 정성스레 담궈 진 김치가 의정부시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겨울이 날 수 있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조씨는 김치를 의정부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100일간 사랑의 릴레이 배턴잇기’사업을 통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저소득가구 100곳에 15㎏씩 각각 전달됐다.
조씨는 23일에도 식당 문을 잠시 닫은 채 아침부터 김치를 직접 포장한 뒤 김치배달에 나서기도 했다.
조씨의 이같은 선행은 2006년부터 시작됐다.
라면과 쌀 등 후원물품을 전달하면서 시작했던 선행은 2008년부터 김장김치 담그기로 이어져 5년째 이어지고 있다.
기부 대상도 의정부동에서 의정부시 전체로 확대했다.
조씨는 이밖에도 틈만 나면 경로당과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후원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부 대상자만 해도 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지난날 몸이 좋지 않아 생사의 기로를 넘나들었던 어려운 시기를 넘기고 난 뒤부터 봉사를 결심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조씨가 운영하는 해물탕집은 고작 테이블이 5개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영세 음식점이다.
하지만 조씨의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가득하다.
평생 동반자인 남편과 함께 소박하게 벌지만, 넉넉하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조씨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김치를 담구다 보니 시간가는 걸 잊었다”며 “남편과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손님을 맞는 것 보다 풍성하게 나눌 수 있는 기쁨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의정부시는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100일간 사랑의 릴레이 배턴잇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접수 및 자세한 사항은 의정부시 주민생활지원과(☎031-828-4065)나 각 동 주민센터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