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만도는 지난 21일 코스피가 1.04% 내린 와중에도 전날보다 0.80% 오른 1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음날인 22일 만도의 주가는 전날보다 2.12% 상승한 19만3000원을 기록, 20만원대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가 0.34%, 운송장비 업종이 0.67% 오른 것과 비교해보면 만도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한 것.
전문가들은 국회에서 비준안이 통과된 게 증권시장이 거래를 마감한 오후시간이었기에 FTA에 대한 기대감이 사전에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주가는 실적발표나 신규 수주 같은 특별한 사건이 생기지 않으면 변동이 없기에 최근 주가 변동은 눈에 띄는 변화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늦어도 24일 안에는 FTA비준안이 통과될 거라고 기대했기 때문에 만도의 주가가 특별한 뉴스거리가 나오기도 전에 주가가 오름세로 전환한 것"이라며 "올 들어 코스피지수는 10% 하락했는데, 작년 말 12만9000원이던 만도의 주가는 30~40%가량 올라 20만원대에 근접했는데, 만도는 실적도 양호해 주가가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서 연구원은 “해외 완성차 업체에서 제품 수주를 받는 게 회사의 성장가능성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이번 FTA를 통해 만도가 해외 완성차업체, 특히 미국업체에서 수주물량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도 한·미 FTA가 발표되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업체가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정관 연구원은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기업보다는, 한국과 미국 양쪽에 공장을 갖고 있는 업체가 이번 FTA체결로 조성되는 새로운 환경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만도가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공장에서 제조한 상품을 관세 없이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이 FTA를 체결한 국가로도 무관세로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나라는 호주, 파나마, 콜럼비아, 멕시코 등이다. 이미 미국 앨라배마에 공장을 갖고 있는 만도는 미국 내에 두번째 공장을 세울 예정으로, 지난 9월 네이선 딜(Nathan Deal)조지아주 지사 등과 공장 건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