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 개발과 보존 정책을 총괄하는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건설경기 진작대책 등 국토해양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국토해양부는 우리 강산과 바다, 하늘 심지어 땅속까지 모두를 개발하고 가꾸는 부처다. 최근에는 공간 정보 개발로 사이버 영토까지 개척해 나가고 있다.
국토부 수장인 권도엽 장관(사진) 앞에 놓인 업무도 그만큼 방대하다. 지난 6월 1일 취임 이후 5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권 장관이 보여준 행보를 보면, 그가 전국 방방곡곡 안 다녀본 곳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우스푸어(집 가진 가난한 사람)로 전락한 중산층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이고, 서민들은 하늘을 뚫을 듯 치솟는 전·월셋값에 넋을 놓았다.
건설경기는 장기간 침체속에 탈출구가 안보이고,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경인아라뱃길 등 대형 국책 사업을 둘러싼 갈등도 여전하다. 권 장관이 풀어야 하는 숙제의 난이도는 최상급이다.
우선 유럽의 금융위기 등 어려운 대내외 경제 상황에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국내 건설산업을 살려내야 한다.
3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공사 수주 금액은 49조9671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1.4% 줄었다. 2009년 상반기보다는 1.6% 감소했다. 4대강사업, 호남고속철도 건설 등 대형 국책 사업의 토목공사 발주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SOC(사회간접자본) 분야에 투입되는 국가 예산도 긴축 재정 등의 이유로 올해보다 7.3% 줄어든 22조6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 금융권 불안으로 건설업체의 자금난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작년 716억 달러보다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서민들의 주거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전·월세난도 여전히 불안하다. 서민 주거복지를 위한다는 보금자리주택은 건설업계는 물론, 해당지역 주민들로부터도 반발을 사고 있다.
정부는 내년에도 약 10조원의 예산을 확보해 보금자리주택을 차질없이 공급해 나간다는 계획이지만, 하남 미사지구처럼 지구지정 이후에도 주민반발로 착공조차 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는 등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
4대강 살리기와 경인아라뱃길 사업을 잘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달 말 낙동강 달성보를 마지막으로 모두 완공되는 16개 보(洑)는 물론, 앞으로 공사가 끝난 4대강을 잘 가꾸고 보존해 나갈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달 말 개통된 경인아라뱃길도 생태계 파괴와 경제성 논란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당초 제시한 사업 효과를 보여줘야 한다.
끊이지 않는 조직원 비리도 꼭 그 뿌리를 뽑아야 한다. 권 장관은 취임 초기 조직 기강을 잡는다며 골프와 술자리 2차 금지, 직원간 더치페이 등의 강력한 행동 준칙을 실시했다.
하지만 어느새 이 같은 분위기는 흐지부지됐다. 지난 달 말에도 지방 항만청의 한 직원이 항만관련 업체로부터 술 접대 등 수 차례 향응을 접대 받아 경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이밖에 권 장관은 해양영토 개발 및 마리나산업 육성, 공간정보 개발 등 미래 우리나라 먹거리 개발을 위한 기반도 닦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