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한미FTA 충돌 ‘숨고르기’… 정국파행 두곤 ‘네탓’ 공방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 문제를 두고 일촉즉발 상황까지 갔던 여야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국 파행의 원인을 두고 서로 감정적인 발언까지 오가는 등 긴장관계는 지속됐다.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1일 한미 FTA 체결에 반대하며 회의실 문을 막고 선 의원들에게 “오늘과 내일까지 ISD(투자자국가 소송제도)를 진지하게 논의하는 시간을 갖고 내일 외교부 예산안 처리가 끝날 때 까지 한미 FTA는 처리하지 않겠다”고 설득했다.<관련 기사 3면>
　
　이에 회의실로 통하는 문을 점거하고 있던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김선동 의원은 일단 농성을 풀었고, 오전 10시30분께 전체회의가 시작됐다.

　
　전날 밤 한나라당의 단독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야권 의원들이 총출동, 여야 간 몸싸움 직전까지 상황이 악화됐으나 여당이 대화를 제의하며 분위기는 다소 누그러들었다.
　
　하지만 전날 여야 원내대표 간 절충안을 일방적으로 깬 야당에 대한 여당의 책임 공세가 시작됐고 야당도 이에 맞섰다. 외통위 회의장엔 다시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 유선호 의원이 국회파행을 두고 여야 공동책임을 주장하자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무슨 공동책임이냐. 말조심하라”고 받아쳤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도 “협상은 자기 것을 양보도 하고 얻기도 하는 것인데 어떻게 100% 다 가지려고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일단 최악의 상황을 피한 국회는 2~3일께 국회 전원위원회 소집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외통위 파행을 이유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전제로 하는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위원회는 국회 모든 상임위, 즉 국회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 모여 안건을 심사하는 것으로 국회법 제63조에 따라 위원회 심사를 거치거나 위원회가 제안한 의안을 심사대상으로 삼고 있다.
　
　전원위원회 심사를 거쳐 곧바로 본회의에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는 일반 법률이나 동의안과 달리 한미 FTA 처럼 비준안은 찬반만 물을 수 있어 본회의 의결절차로 바로 넘어갈 수는 없다.
　
　그러나 직권상정과 함께 전원위원회 찬반 토론을 실시하고 곧바로 비준안 표결 처리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