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은 "상대방이 있는 거래인데 이 정도 수준이면 ‘균형’이 맞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우리의 경제 주권이 무너질 만큼 ‘불균형’한 거래 조건"이라며 맞서고 있다.
야당이 내세우는 불균형의 대표적 사례는 우선 양국의 법체계 부분이다.
미국의 경우 연방법이나 주법이 한미 FTA 조약에 우선하는데 비해 우리의 경우는 한미 FTA 조약이 국내법을 우선하게 돼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여당측은 나라마다 법체계와 그 운용이 다르고, 특히 미국의 법운용에서 지금까지 문제된 적이 없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보다 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은 'ISD' 문제다.
한 국가의 투자자가 상대국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해 소송을 할 경우 제3의 국제기구가 분쟁해결에 나선다는 것이다.
실제 제3의 국제기구가 소송을 진행할 때 어느쪽에 더 유리할지를 놓고도 여야의 입장이 다르다.
민주당은 참여정부 때와 달리 지금은 한미 양국의 이익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에 불평등 독소 조항인 '투자자-국가 제소',ISD 조항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여정부 때에는 자동차 부문 등 다른 분야에서 얻어낸 이익 때문에 합의를 해줬지만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 실패로 더 이상 ISD 조항을 보장할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또 ISD가 채택될 경우 분쟁사안을 세계은행 산하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가 소송을 맡게 되면 영향력이 강한 미국이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를 근거로 농업이나 중소기업을 보호하려는 한국정책에 대한 미국측의 시비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는 것.
반면 여당측은 ISD를 도입한 주체는 참여정부였고 현정부의 재협상과정에서 추가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한 한나라당은 ISD가 한미 FTA에만 도입된 제도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과거에 체결한 80여 개 투자협정 역시 ISD제도를 두고 있고, ISD는 전세계적으로도 2000여 개 투자협정에서 쓰일 만큼 일반화된 제도라는 주장이다.
ISD제도가 미국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투자한 우리기업이 미국정책 때문에 이익을 침해당했을 때에도 ISD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는 것.
한나라당은 실제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의 대미 투자규모는 203억 달러로, 미국이 한국에 투자한 88억 달러를 훨씬 웃돌고 있다며 그 만큼 한국에 반드시 필요한 '투자안전장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소송이 진행된 결과를 보면 해외투자가 많은 미국이 패소한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게 여당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