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천 부장의 발언은 거기까지였고 '적극적인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EU는 그동안 여러 채널을 통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참여를 통한 유로존 위기 해소에 나서달라는 요청을 중국에 해왔다. 하지만 중국은 참여여부에 대해 실질적인 발언을 삼가고 있다. 천부장의 이번 발언 역시 과거 중국 고위관료들의 발언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속내는 EU지원을 계기로 미국과 더불어 중국을 여전히 환율 조작과 수출보조금 등의 반(反)시장주의적인 방법으로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펴는 국가로 규정하고 수시로 중국산 제품에 반덤핑 조처를 해왔던 EU의 방침을 수정하려는 것으로 읽혀진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결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유로 그룹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가 독일 ARD 라디오와의 회견에서 유럽이 중국의 지원을 받기 위해 정치적으로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성 발언을 날린 게 단적인 사례다.
시장경제지위 인정 여부에 대한 중국과 유럽연합의 기싸움이 바탕에 깔린 탓에 중국의 EFSF 참여는 쉽사리 결정될 사안은 아니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대체적인 인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