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2G 고객 '알박기'에 4G 서비스 난항

2011-11-0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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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확보 비상..日선 38만명 강제종료도

'알박기'

재개발 예정지역의 중요한 지점의 땅을 미리 조금 사놓고 개발을 방해하며 개발업자로부터 많은 돈을 받고 파는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요즘 국내 통신 시장에서도 알박기라는 말이 통한다.

KT의 2세대(2G) 서비스 종료을 압두고 끝까지 버티는 2G 가입자를 일컫는다.

1일 업계와 KT에 따르면 KT는 아직 4세대(4G) 서비스에 대한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4G를 시작하려면 기존 2G에 사용하던 주파수를 4G로 전환해야 하는데, 아직 2G를 고집하는 사용자가 있기 때문이다.

KT의 2G 가입자는 올초 110만명에서 1일 현재 19만명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

이도 KT가 2G 가입자에게 총력을 다해 애걸하다시피 해 얻은 결과물이다.

실제 KT 지난달 초부터 300여개에 육박하는 전국 지사들을 통해 2G 가입자들의 3G 전환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최신 스마트폰을 공짜로 주는 것은 물론이다. 2년 동안 월 6600원 요금 할인 혜택은 '덤'이다.

그런데도 끝까지 버티는 가입자들이 KT에겐 골치거리다.

물론 '016'이나 '018' 번호를 굳이 바꾸지 않겠다는 가입자를 억지로 끌어다가 3G로 바꾸게 하는 것은 소비자의 후생을 무시하는 처사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19만명 중 상당수가 더 큰 혜택을 노리고 끝까지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어정쩡한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2G 서비스를 종료하려면 방통위의 승인이 필요한데, 방통위는 KT가 제출한 2G 종료 계획과 관련해 2차례나 승인을 거부한 상태다. 가입자들의 반발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2G 가입자가 10만명 이하로 줄어 들기 전에는 사업 폐지 승인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나친 눈치보기라는 게 통신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해외에서는 2G 종료 시점에 빠른 결단을 내려 초기 진통을 겪었지만 현재 품질향상과 함께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본의 소프트뱅크의 경우 3G 전환을 거부한 2G 가입자가 38만명에 달했지만 현재 KT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망서비스를 종료한 사례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보통신통신연구원(KISDI) 관계자는 “물론 방통위의 결정에 따라야 하지만 2G 서비스 종료는 4G서비스를 기다리는 고객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경쟁사들도 KT의 4G 시장 진입을 바라는 눈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큰 기대속에 4G 롱텀에볼루션(LTE)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아직 시장의 반응이 썰렁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망 구축과 LTE폰 라인업, 서비스 등에서 문제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KISDI 관계자는 " KT까지 4G 서비스를 시작했다면 이통사들은 최대한 기간을 단축해 망구축을 완벽히 했을 것이며,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을 것이다”라며 “KT가 초반에 빠지는 바람에 전반적인 국내의 4G 서비스 정상화 시기가 늦춰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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