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농어업재해보험 가입률 극과 극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농어업재해보험의 가입률이 품목별로 매우 심하게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입대상 품목이 제한적인데다 일부 품목의 보험 가입률이 0%여서 농어업재해보험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2011년 6월 기준으로 사과와 배의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각각 80.4%, 62.6%이다. 단감과 떫은감의 가입률도 각각 36.1%, 20%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복숭아와 포도는 가입률이 0%이고, 감귤도 1.7%에 불과하다. 시범사업 품목들 중에는 대추만이 44.9%이고 나머지는 0%이거나 10%도 안 되는 가입률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사과, 배, 복숭아, 포도, 감귤, 단감, 떫은감, 참다래, 자두, 콩, 감자, 앙파 등 12개 품목을 농작물재해보험 본사업 대상품목으로 정하고 있다. 시범사업 품목은 벼, 밤, 고추, 수박, 대추 등 18개 품목이다.

이렇게 품목별로 가입률 차이가 많이 나는 이유는 농어업재해보험이 언제나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연중 일정 기간 동안만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농어업재해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예산을 증액하고 보상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농어업재해보험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식품부는 최근 농어업재해보험 가입률을 농작물재해보험은 2011년 40%에서 2012년 44%, 가축재해보험은 54.1%에서 56.5%,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은 20%에서 29%로 높이기 위해 2012년 관련 예산안을 2011년 예산보다 200억원 증액된 1567억원으로 편성했다.

농식품부는 또 사과와 배, 단감 및 감귤의 농어업재해보험의 보상 범위를 자연재해 중 호우피해, 태풍피해, 우박피해, 동상해 및 강풍피해에서 조수해와 화재까지로 확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농어업재해보험법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개정된 시행령은 오는 2012년 1월 26일 시행된다.

농어업재해보험 지급 요건이 현실에 맞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품목에 따라선 농민들이 농어업재해보험 가입 필요성을 적게 느낄 수 있다”며 “제주도에선 태풍이 불어도 낙과가 안 된다”며 감귤의 가입률이 낮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농어업재해보험은 자연재해로 인해 수확량이 가입수확량보다 적어야 보험금을 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충남 예산군 지역에서 하우스 배추 농사 등을 짓고 있는 A씨는 “농어업재해보험에 가입한 적 없다”며 “보험금 지급 요건이 너무 까다롭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의 다른 관계자는 "농작물재해보험 중 사과와 배, 감귤 등은 2~3월 중 가입 신청을 받았다"며 "복숭아와 포도는 11월 중 가입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농작물재해보험을 연중 언제나 가입할 수 있게 하면 농민들이 사고가 날 것을 예상해 그 시기에 가입할 것"이라며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연중 일정 기간 동안만 가입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농작물재해보험은 예측 가능한 사고가 아니라 예측하지 못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