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는 이날 배 관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윤남순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운영단장을 관장 직무대리로 임명했다.
임기 4개월여를 남겨놓고 갑자기 사퇴한 배경에 대해 문화계 일각에서는 지난달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문화부 국정감사 때 민주당 최종원 의원과 설전을 벌였던 일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시 최 의원은 2013년 개관 예정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명칭으로 ‘UUL(울) 국립서울미술관’을 채택한 경위를 따지면서 두 사람 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설전이 벌어졌다. 이날 최 의원은 배 관장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답변하는 것을 문제 삼기도 했으며 결국 배 관장이 사과하면서 마무리됐다.
배 관장은 “국감 때 벌어진 일로 마음이 상했던 것은 사실이나 그것 때문에 사표를 낸 것은 아니다”면서 “(취임 당시) 어려웠던 미술관 운영이 정상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그만둘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탱크주의'로 유명한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인 배 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장 공모 당시 화제를 불러 일으켰었다.
배관장은 2009년 취임당시 "미술을 통해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미술 분야에도 ‘탱크주의 마케팅’과 과감한 투자,선진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경복궁 옆 기무사터에 3천억원을 들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지으면서 한국 미술의 새판을 짜보겠다는 야심도 가져었다.
배 관장은 서울대 공대를 나와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거쳐 대우전자 사장과 회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