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리모델링 수직증축이 안정성에 문제가 없고, 오히려 노후 아파트의 경우 내진 보강 등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대한건축학회가 1일 서울 송파구 도시재생전시관에서 개최한 ‘리모델링 수직증축 검증 결과 발표회’에서 이원호 광운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이 같이 밝혔다.
최근 정부와 리모델링 추진 단지 입주자, 업체 등은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여부를 놓고 오랜기간 대립해 왔다. 이에 이번 연구발표가 수직증축 논란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주최측은 기대했다.
이 교수는 “현재 적용 가능한 건축 공법을 활용하면 3개 층까지 수직증축을 해도 안정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직증축시 층수별 구조보강 가이드라인으로 ▲1층 증축시 ‘건물 기초 마이크로파일 일부 보강+저층부 기둥 일부 보강’ ▲2층 증축시 ‘기초 마이크로파일 보강+저층부 기둥 철판 보강’ ▲3층 증축시 ‘기초 마이크로파일 보강+저층부 기둥 철판 보강+건물 기초 단면 보강’ 등을 제시했다.
건물 하중을 줄이기 위해 아파트 기존 내부 벽체를 경량 칸막이 재질로 바꾸는 등 벽체와 마감재를 가볍게 하는 방법도 병행할 수 있다.
그는 “국내 건축물 내진 설계는 3~4 규모의 지진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현재 기준인 5.5~6 규모에 비해 취약하다”며 “노후 아파트를 모두 철거하고 신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진 보강을 위해 리모델링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표에 따르면 리모델링은 구조물 철거 비중이 주요 구조부의 5% 내외에 불과하며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을 형성, 투기 방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재건축에 비해 사업기간도 짧은 것도 장점.
수직증축은 특히 노후 아파트의 2베이 구조를 3베이로 바꾸는 등 아파트의 30년 이상 장기간 사용을 위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발표회에 참석한 이형욱 1기신도시 리모델링연합회 회장은 “전문 기관 검증으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입증된 만큼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는 수직증축 반대 입장은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정윤 리모델링협회 사무처장도 “공동주택 내진 성능 확보를 위해 주민 부담을 줄이면서 지진에 대비하려면 수직증축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윤영선 건산연 박사는 “서유럽 전체 건설시장의 50%를 상회하는 리모델링은 에너지 소비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건축 방식”이라며 “발표를 계기로 소모적인 논쟁은 그만두고 주거환경 개선과 내진성능 향상 등 공적인 역할도 수행 가능한 리모델링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