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저축銀 후순위채 피해 구제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금융당국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후순위채권 피해자에 대한 분쟁조정을 본격화했다.
　
　금융감독원이 빠르면 이번 주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부산저축은행과 부산2저축은행 후순위채 피해자에 대한 불완전판매 여부를 심의한다고 26일 밝혔다.
　
　분쟁조정 대상자는 약 1200명으로 유례가 없는 대규모 민원이 접수된 만큼 피해금액과 후순위채 판매 유형 등으로 분류해 일괄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에 대한 분쟁조정 결과는 현재까지도 계속 접수되고 있는 후순위채 피해자에 대한 분쟁조정의 잣대가 될 수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1차 영업정지와 하반기 2차 영업정지로 금감원에 피해를 신고한 후순위채 투자자는 지난 21일 현재 4126명(일부 중복)으로 집계됐다. 피해금액은 1455억원에 달한다.
　
　올해 영업정지된 16개 저축은행은 총 1만1000명에게 3750억원어치 후순위채를 판매했다. 피해 신고율(건수 기준)이 36.5%에 불과해 신고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다만 후순위채 투자자가 모두 피해구제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구제를 받아도 분쟁조정위가 저축은행의 책임을 얼마나 무겁게 매기느냐에 따라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투자자와 저축은행 양측이 분쟁조정 결정을 받아들이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하지만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소송을 거쳐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주 또는 다음 주 심의를 통해 결론 낼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 각 개인 마다 적용되는 비율이 다르겠지만 모두 받긴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후 피해보상 또한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원 마련과 보상액 규모 둘러싼 정치권 내 이견을 좁히기 힘들기 때문이다. 당장 27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정부와 보상 재원 마련을 놓고 결정할 계획이지만 사실상 이렇다 할 진전은 없는 상태다.
　
　정무위원장인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은 “일단 피해구제 범위에 대해선 대체로 여야 이견이 없지만 국회의원 개개인이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금융위원회가 어떤 안을 가져오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겠지만 정무위를 통과하더라도 법사위와 본회의 처리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