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유리보 관련 파생상품을 취급하는 금융업체들이 카르텔(담합)과 불공정한 사업관행 등 반(反)독점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날부터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조사 대상 업체들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날 조사관들이 예고 없이 방문해 자료를 확보한 업체 중에는 독일과 프랑스의 대형 은행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 일간지 월 스트리트 저널 등은 보도했다.
유리보는 유럽 44개 주요 은행들이 다른 금융업체나 기관에 대출해주는 자금의 이율에 바탕해 결정된다.
근년 들어 유리보 변동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파생상품들이 급증, 현재 연간 수조 유로 어치가 거래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는 유리보 설정에 참여하는 은행들 가운데 유리보 파생상품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차입금리 등을 조작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집행위의 이번 조사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금융업계 감독을 강화하는 흐름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미국 법무부와 증권감독원은 미국과 유럽 은행들이 리보(Libor 런던 은행 간 금리) 산출에 활용되는 각 은행의 차입금리를 고의로 낮춰 제출했거나 은행 간 공모와 합의를 통해 조직적으로 금리를 조작해왔을 가능성을 조사해 왔다.
일본 당국도 티보(Tiborㆍ도쿄 은행간 금리) 결정 과정을 조사 중이다. 영국계 은행인 바클레이즈는 올해 4월 리보 조작 공모 혐의로 영국 금융청과 미국 금융당국과 사법기관으로부터 조사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U 집행위는 또 주요 금융업체들의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 등 디폴트 관련 파생상품들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