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스와프 필요없다던 정부…입장 바꾼 이유는?

2011-10-1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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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통화스와프 체결 배경은?

(아주경제 김희준·이미호 기자) 통화스와프 체결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던 정부가 기존의 입장을 뒤집은 배경에는 무엇보다 원·달러, 원·엔 환율의 변동폭을 줄여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더 나아가서는 지역 금융안전망 구축을 통해 외화자금 시장의 안전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한·일 양국 정상은 19일 통화스와프를 700억달러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통화스와프 규모는 130억달러.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 통화스와프 100억달러(달러ㆍ원/엔)와 원ㆍ엔 통화스와프 30억달러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한은과 일본은행 간 원ㆍ엔 통화스와프는 300억달러로 확대되고 기존 CMI 통화스와프 이외에 신규로 300억달러 규모가 추가된다.

이날 한·일 통화스와프 확대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로 급락했다.

종가는 전날보다 13.70떨어진 1131.90원. 이는 지난달 16일 1120.50 이후 한 달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오전장 후반에 한·일 정상 간 통화스와프 확대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폭을 확대했다. 하루종일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통화스와프 확대가 당장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상당한 규모의 외화 안전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는 통화스와프 체결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현재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을 감안했을 때 당장 체결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외여건 불확실성으로 국내 시장 및 경제가 급변동하면서 정부와 시장의 판단이 달라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먼저 체결하고 이후 한·중, 한·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지역간'이라는 방향성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하는 차원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간 금융통화안전망을 강화하는 게 시장 안정성 확보를 위해 좋다는 판단을 정부가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재정부-한국은행 공동기자회견’에서 “2008년 당시에는 위기가 한꺼번에 몰려와서 글로벌 안전망부터 구축하고 규모가 좀 더 작은 지역안전망을 구축했지만 지금은 위기가 점차적으로 누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지역안전망부터 튼튼히 하고 세계적인 위기가 닥쳤을 때 전세계적으로 구축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700억달러라는 규모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2008년처럼 충분해야 한다는 원칙아래 양국이 대폭 증액하기로 합의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2008년과는 달리(당시에는 원·엔 스와프만 체결) 달러스와프 항목을 포함시킨 데 대해서는“여전히 달러가 안전자산으로 선호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이주열 한은 부총재도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 여건에서는 경제여건이 아무리 튼튼해도 대외여건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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