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1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즌에는 대회에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 참가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결정을 내렸다”고 웃으며 “지난해 밴쿠버 올림픽 이후 여러 일로 바쁘게 지내고 시합 준비를 병행하면서 너무 달려오기만 한 것 같아 쉬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결심의 배경을 전했다.
김연아가 한 차례도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한 시즌을 쉬는 것은 주니어와 시니어 시절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필생의 무대였던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역대 여자 싱글 최고 기록인 228.56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이후 김연아는 진로를 두고 깊은 고민을 하면서도 올해 4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그러나 김연아는 이번 시즌을 쉬는 것이 ‘은퇴’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연아는 “우선 이번 시즌에 대해서만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시즌을 건너뛰는 것이 곧 은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나 자신이 ‘다 끝났다’라고 생각하기 전까지는 은퇴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로를 정할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결정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이후에 대해서는 내년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한 시즌을 쉬게 된 김연아는 “작년부터 늘 정확한 대답을 드리지 못해서 나도 답답했는데, 이제 홀가분하다”고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머릿속에 ‘경기’라는 생각이 없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 웃었다.
김연아는 휴식 시간 동안 잠시 선수로서의 자신을 잊고 평범한 생활을 즐기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연아는 “쉬는 만큼 할 일도 많아졌다. 동계 유스올림픽 경기를 관람하러 갈 예정이고 스페셜올림픽 등 많은 일정이 있어 이를 소화하다 보면 시간도 빨리 가리라 생각한다. 또 틈나는 대로 학교생활도 충실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난 5년 동안 매년 절반 이상을 외국에서 보냈는데, 올해는 한국에서 오래 있고 싶다. 나 자신에게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계획을 전했다.
고국에서의 휴식을 원하는 만큼 다시 전지훈련 거점인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갈 날은 결정하지 않았다.
내달 2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동계유스올림픽 D-100 기자회견에 참석하러 잠시 나가는 것 외에는 국외 일정도 정하지 않았다.
대신 19일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창립총회에 참석하고 광고 촬영과 행사 등 밀린 일정을 소화하며 태릉에서 개인 훈련을 할 계획이다.
김연아는 “올림픽 개최는 정말 큰 일이기 때문에 내가 조직위에서 할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다”면서 “이번 시즌을 뛰지 않는 만큼 태릉에서도 다른 선수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조심해서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여러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서도 한국이 그리웠다”면서 “이번 시즌을 쉬어서 아쉬운 분들도 많겠지만 공연 등으로 또 찾아뵐 수 있을 것”이라고 귀국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