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금융권 '탐욕' 비판은 소통 부족 탓"

2011-10-1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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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대비해 고배당 자제, 신한 '차가운 이미지' 바꿀 것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금융권의 탐욕에 대한 비판은 소비자와의 소통 부족 때문이라며 '따뜻한 금융'을 통해 소비자 혜택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금융회사가 '탐욕'의 대상이 되는 게 안타깝지만 업계 스스로가 자성할 부분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8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에서 시작된 반(反) 월가 시위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데 대해 금융권과 소비자 간의 소통 부족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한 회장은 “국내에서도 은행들이 서민을 상대로 금리 장사를 하면서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얻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지만 올 상반기 순익이 현대건설 매각 등 특수이익을 제외하면 그리 많지 않다”며 “소통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은행권의 고배당 문제에 대해서도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올해 순이익이 지난해 2조3000억원보다 더 늘겠지만 현재 위기가 2~3년은 갈 것으로 예상돼 내년 경영계획을 보수적으로 잡을 생각”이라며 “내후년부터 적용되는 바젤Ⅲ에도 대비해 배당을 늘리기보다는 내부유보금과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배당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최근 ‘따뜻한 금융’을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선언했다. 금융권의 탐욕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시의적절하게 변화를 선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회장은 “신한은 지금까지 리스크 관리에 철저하고 수익성만 챙기면서 ‘비올 때 우산을 뺏는다’는 식의 차가운 이미지가 강했다”며 “‘따뜻하게’라는 측면에서 고객과 사회와의 소통이 좀 부족했던 것 아닌가 반성을 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따뜻한 금융의 본질은 현물 기부가 아닌 금융을 통해 고객의 혜택을 늘리는 데 있다”며 “단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영업점 평가지표 등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은행 부문 강화에 대한 의지도 여전히 확고했다.

한 회장은 “금융시장 안정과 그룹의 새로운 영업모델 개발을 위해 수도권에 영업거점을 둔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부실 저축은행 매각 입찰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4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6개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다만 무리한 인수합병(M&A)은 지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보험사 인수를 추진했던 건 사실이지만 유럽 재정위기 이후 신한생명의 독자 성장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프라임 브로커’ 자격 획득을 위해 1조원 가량의 증자가 필요하지만 그 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중에는 인도네시아에 관심을 비쳤다.

그는 “그룹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매년 6~7%대의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진입 초기에 비즈니스 모델 정착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M&A를 통해 들어가는 것이 가장 무난할 것”이라고 현지 진출 전략을 소개했다.

한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끊임없는 경영 혁신을 시도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새로 도입한 그룹경영회의에 대해 “첫번째 회의에서는 따뜻한 금융을 선언하고 실천방안을 협의했으며 신한은행에서 열린 3차 회의 때는 외화 유동성 관리 현황을 점검했다”며 “그룹 내 의사소통기구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1월부터 상업투자은행(CIB)과 웰스매니지먼트(WM) 부문에 부분적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하는 데 대해서도 그룹의 변화를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BNP파리바의 신한금융 지분 매각 루머에 대해 “BNP파리바와 지난 2001년 12월부터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며 “양측의 관계는 남다르며 지분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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