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의 문을 닫은 식당이 당초 예상보다 적었던데다 특히 ‘점심장사’를 주로 하는 사무실 밀집지역 식당들은 대부분 문을 열어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는 데는 별로 문제가 없었다.
서울 종로와 광화문·강남 등지의 식당가에서는 문을 닫은 가게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업주들은 집회에 참가하더라도 대부분 종업원이나 가족에게 장사를 맡기고 나갔고, 소규모 식당 주인들은 아예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종로구 인의동 식당가는 평소처럼 영업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근처 일식집에서 일하는 김모(38)씨는 “이 근처 식당은 다들 사장이 직접 일을 하는 곳이라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는 분위기”라며 “안 그래도 힘든 상황인데 무리하게 문을 닫고 집회에 가는 식당 주인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직장인들은 혹시 있을지 모를 점심대란에 대비해 아침 일찍부터 식당 예약을 서두르거나 아예 먹거리를 준비해 출근하기도 했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설렁탕집을 운영하는 박준기(55)씨는 아침부터 손님들의 문의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 손님들의 첫 마디는 다들 “오늘 영업하죠?”였다. 박씨는 “정작 나는 오늘 집회에 별로 신경을 안 쓰는데 오히려 손님들이 더 걱정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