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후보는 이날 오전 9시께 청계산을 찾아 등산객들과 악수하며 주말 표심 얻기에 주력했다.
가벼운 점퍼 차림의 그는 등산객들에게 다가가 “안녕하세요, 나경원입니다”, “손 한 번 잡아주세요”라며 적극적으로 인사를 건넸다. 이날도 마이크를 잡지 않았고 대규모 운동원이나 의원들을 대동치 않았다.
나 후보는 오후에는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 영등포의 복합쇼핑몰에서 젊은이들과 ‘번개’ 대화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와 나 후보가 걸음을 내딛는 곳마다 취재진과 시민이 몰리면서 주변이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바람에 제대로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서점을 함께 방문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박 전 대표는 쇼핑몰에 먼저 도착한 나 후보에게 “(시민과) 얘기 좀 나누셨어요?”,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다”고 말을 건넸고 나 후보는 목에 스카프를 감은 박 전 대표를 바라보면서 “네. 감기 걸리셨다고...”라고 답하는 등 둘은 북새통 속에서도 대화를 이어갔다.
박 전 대표는 내부 영화관을 찾은 커플에게 “젊은이들이 직장과 고시원에 있는 통에 만나기 쉽지 않다”며 “젊은이들이 애용하는 문화공간에서 얘기를 듣고 대화하려 했는데 대화를 차분하게 못 나누게 됐다”면서 아쉬움을 보였다.
둘은 결국 만난 지 약 20분 만에 악수를 하고 헤어지면서 2차 동반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나 후보는 이어 장대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남현동 상록지역아동복지센터를 찾아 방과후 공부방 어린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봉사를 했다.
이어 신원시장 등 재래시장을 방문, 유세연설을 통해 “저쪽은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에다가 시민단체까지 다 들어가 있어 선대위를 만드는데도 복잡한데 정책을 책임있게 추진할 수 있겠느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나 후보는 저녁에는 금천구민의 날 행사와 자신의 지역구인 신당동 교회 음악회까지 방문하는 등, 쉴 틈없는 주말 유세를 이어갔다.
이에 맞서 박 후보는 이날 등산객들을 비롯해 서울시 산하 공기업 노동조합 조합원, 지하철 승객 등을 잇따라 만나며 광폭 유세를 이어갔다.
이날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민주노동당 최규엽 새세상연구소장이 박 후보와 동행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박 후보는 첫 일정으로 관악산 서울대입구 매표소를 찾아 등산객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초록색 등산재킷 차림의 박 후보는 두 손의 손가락을 쫙 펴며 “기호 10번입니다”라고 인사하며 지지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는 등 ‘스킨십’에 주력했다.
박 후보는 오후에는 택시기사와 서울시 투자기관 직원, 서울매트로 임직원들을 차례로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잠실교통회관에서 만난 300여명의 택시기사들에게는 “시장이 되면 교통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며 “대화와 타협의 중심에 서서 요금인상과 할증, 전용선 공유 등 현안을 합리적으로 풀어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도시철도공사, SH공사, 서울시시설관리공단 등 6개 서울시 투자기관 노조위원장을 만나 `공공성을 회복하는 문화예술정책을 펴달라‘ `공공의료를 위한 예산과 정책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청취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서울시 투자기관의 직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답했고, 노조 관계자들은 “박원순, 박원순”을 연호하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최규엽 소장이 동행해 “박원순 후보는 진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힘을 실어주고,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에 대해서는 “그가 사람을 데리고 일해본 적 있느냐”며 '자질 부족'을 주장했다.
오후 들어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박 후보는 우비 차림으로 서울메트로 임직원의 체육대회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으며, 이어 강남역 역사 안에서 사인회와 '포토타임'을 갖는 등 시민 접촉을 늘렸다.
선거 지원을 나온 한명숙 전 총리는 “이번에는 10번이다. 많은 사람들을 투표장에 데리고 와달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했고, 박 후보는 “제가 강남에서 이렇게 인기있는 줄 몰랐다”며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박 후보는 강남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금천구로 이동, 독산동 남문시장과 금천구청에서 열린 '금천구민의 날'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에게 한표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