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형 전지에 비해 박막형 전지는 아직까지 시장경쟁이 덜하다. 하지만 결정형 전지가 치열한 가격경쟁을 통해 단가가 낮아질수록 박막형 전지는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약점도 안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 TIC와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의 헬리오볼트(HelioVolt)사에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이 미국 회사는 박막형 태양전지 중에서도 각광받는 CIGS(Copper Indium Gallium Selenide) 제조기술을 보유 중이다. SK는 우선 5000만달러를 투자해 기술을 검증하고, 추후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당초 SK이노베이션이 CIGS 기술을 자체적으로 연구해왔으나,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듯 보인다. 이를 통해 SK는 태양광 사업에 가속도를 붙이게 됐다.
이 가운데 SK와 다른 경쟁 그룹간의 태양광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 LG가 폴리실리콘 위주의 결정형 전지와 폴리실리콘을 쓰지 않는 박막형 전지를 동시에 개발 중인 반면, SK는 박막형에만 ‘올인’하는 경향이 있다. 계열사인 SK케미칼이 폴리실리콘 사업을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연초 파일럿플랜트까지 가동했으나 아직까지 “연구단계 수준”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결정형 태양전지는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 재정위기로 수요가 감소하고 중국의 물량공세로 경쟁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특히 결정형 전지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은 최근 가격이 폭락하는 가운데 대기업 간 치열한 가격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SK는 이러한 출혈 경쟁을 피하고 박막전지에 사업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다만,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결정형 전지의 단가가 낮아지면 박막형 전지는 그 대체재로서의 경쟁력을 잃게 된다. 시장 조사기관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5일 기준 연중 최저가인 kg당 44달러까지 추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지면 박막형 전지는 불리하다”며 “효율이 떨어지는 박막 전지는 결정형에 비해 단가가 낮은 것이 유일한 장점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