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치솟아도 채권 사는 외국인…위기론 진정되나

2011-10-0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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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가 1200선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국내 채권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이탈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지난 5일 정반대 상황이 벌어져 국내시장 위기론이 진정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국내채권시장에서 323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전날에는 국고채 10년 지표물인 11-3호를 2000억원 이상 사들였다. 이 영향으로 전날 1200원선을 넘어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전날 1194원에 마감했고 6일엔 1180원대로 하락했다.

전날 장중에는 프랭클린템플턴·태국·카자흐스탄의 중앙은행이 국내 채권의 매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호주에서 이탈한 자금이 한국으로 오고 있다는 얘기도 들렸다.

외국인 매수세가 커지자 채권금리도 급락했다. 5일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다시 3.40%선에 바짝 다가섰다. 국고채 10년물 지표금리도 다시 3.8%선 아래로 떨어졌다.

그간 시장에서는 환율이 급등하면 외국인이 채권을 팔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근에도 태국계 자금 일부가 원·달러 환율 1050원대에 유입됐다가 지난 9월 약 10%의 환차손에 노출되면서 매도가 이뤄졌다.

최근 글로벌 위기에서 외국인 채권 매수 자금 유입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채권담당 수석연구원은 "전날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1250원 정도까지 환율이 올라도 한국 채권을 살 만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의 매수 우위로 국내시장 위기론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다.

A증권사 채권 담당 관계자는 "외국인은 채권뿐만 아니라 국채선물을 순매수하고 있는데 이는 채권시장에서 가장 바라던 상황"이라며 "외국인의 특성상 당분간 추세적인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환율이 불안한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에 대한 우려를 쉽게 떨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는 유럽은행들 문제가 어느 정도 잠잠해져야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보면 외국인들의 유입이 계속되고 있어 우려는 좀 완화됐다고 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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