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에 따른 수신 증가로 예금금리가 거의 오르지 않아 예대마진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의 대출 옥죄기가 효력을 발휘하면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순증액은 200억원 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기조는 4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3분기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이 4%에 달해 은행권의 연간 목표치인 5~6% 수준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시중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있어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 중 CD 연동형 대출의 비중은 60%에 달한다. 91일물 CD금리는 지난달 5일 이후 3.58%를 유지 중이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도 은행권의 예대마진 확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와중에 불안감을 느낀 예금자들이 은행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수신잔액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를 높여 예금을 유치할 유인이 사라진 셈이다.
8월 말 현재 은행권의 잔액기준 예대마진은 2.91%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 비해 0.0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증권업계는 4분기 중 은행권의 예대마진이 전분기 대비 0.02~0.03%포인트 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지난해 수준보다 여전히 높아 이자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심규선 한화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의 영향으로 신규 대출이 둔화되고 있지만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의 격차가 유지되고 있고 대출 증가율이 연초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은행의 이자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