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폭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분노와 원망도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개인들이 외국인과 기관의 총알받이가 됐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니다. 당장 3%가 넘는 낙폭을 기록한 4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512억원, 2018억원을 파는 동안 개인은 6504억원 어치 국내 주식을 샀다.
개인 매수를 부추긴 것은 증권가에도 책임이 있다.
전달 28일 국내 한 대형 증권사는 "코스피가 1716포인트 아래로 떨어지면 무조건 사라"고 조언했다. 2000년 이후 주봉상 시가와 종가가 모두 200주 지수이동평균선을 이탈하면 모든 사례에서 추세반전이 이뤄졌다는 것이 근거다.
하지만 주가는 일주일도 채 안 돼 1680선까지 추락했고 이 분석을 믿고 투자에 나선 개인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물론 이 증권사가 내놓은 분석의 결말을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하지만 적어도 연말 전까진 이 주장이 맞아 떨어지기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증시 폭락의 진원지인 유럽 위기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부터 떨어진 만큼 더 떨어지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는 설명이다. 8월 이후 코스피가 50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설명대로라면 국내 증시는 연말엔 1300포인트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시장 전문가라고 해서 앞날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최종적인 투자판단은 개개인의 몫이라는 말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대대수가 투자정보를 증권사의 분석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