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소득신고를 공개하라는 보수진영의 요구에 맞서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득을 밝히면 자신도 따라 하겠다고 밝혔다.
워런 버핏 회장은 이날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지가 개최한 '가장 강력한 여성들 정상회의'에 참석해 부자증세를 반대하는 보수진영을 향해 "머독과 함께 소득을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버핏 회장은 이 자리에서 "월스트리트저널이 머독에게 소득신고 공개를 요구하고 머독과 내가 만나 소득신고서를 신문에 게재하는 것은 멋진 생각"이라며 "나는 내일 아침이면 준비가 된다"고 밝혔다.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 대주주이다.
앞서 버핏 회장은 회사 직원보다 자신의 세율이 더 낮다며 부자들에 대한 증세를 요구해 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런 버핏 회장의 주장을 근거로 전달 19일 재정적자 감축안을 제시하면서 부자들의 세금을 올리는 일명 '버핏세' 도입을 제안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간 100만 달러 이상 버는 부자들에게 '최저한 세율(Minimum taxrate)'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최저한 세율은 부유층에 적용되는 세율이 최소 중산층 정도의 수준이 되도록 세율의 최저 마지노선을 정하자는 것이다.
이에 보수진영은 즉각 버핏에게 소득신고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보수성향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사설을 통해 "(버핏세 도입은) 나쁜 아이디어"라며 버핏 회장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이 신문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할지도 모를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은 버핏의 소득신고서의 상세한 내용을 보고 싶어 할 것"이라며 버핏 회장의 부자증세 주장을 반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8월에도 "버핏이 기부금을 내면서 세금 공제를 받는 것은 '억만장자의 지적 탈세'"라고 지적하면서 버핏 회장의 부자증세 주장를 비판했었다.
공화당 존 코린 하원의원도 지난달 말 "버핏이 미국 세제 정책의 기준이 된다면 그의 소득신고서를 한 번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와 관련, 부유층에 대한 증세와 월가 개혁 등을 요구하면서 미국 뉴욕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에 노동계와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참여 또는 동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위대의 웹사이트인‘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오는 5일 오후 뉴욕시청부터 맨해튼 남부 리버티플라자까지 이어질 행진에 뉴욕시의 교원노조와 운수산업 근로자 노조가 참여할 것이라고 4일 밝혔다.
이 행진에는 또 2만명 이상의 뉴욕 시립대 교수와 직원들이 참여하는 뉴욕 시립대 교직원단체 대표들도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고 전국간호사연맹(NNU)도 행진에 동참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뉴욕시와 전국 단위의 직능 노조가 反월가 시위에 동참 의사를 밝히는 등 노동계의 동참으로 부자 증세를 비롯, 금융권과 기업의 탐욕을 비난하는 시위는 확산일로를 걷고 있으며 이에 따라 5일 행진도 시위 개시 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