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굴포천방수로 사업으로 시작돼 20여년간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오던 경인아라뱃길이 준공을 목전에 두고도 정확한 개통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4일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은 부두와 선박수리소 운영사인 6개 업체와의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당초 이달 개통하려던 계획이 늦춰지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이들 업체를 운영사로 최종 선정하고 가계약을 체결했지만, 아직까지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 아라뱃길지원팀 관계자는 “현재 운영사들과 본계약 체결을 위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며 “1~2주 안에 본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여 10월 개통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수자원공사는 국토부와는 달리 이들 업체와의 본계약 체결 시기를 연내 마무리 할 것이라며 느긋한 입장이다.
수공 운영기획팀 담당자는 “업체가 한둘이 아니고, 세부적으로 이견도 상당한 만큼 본계약이 곧 체결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인아라뱃길 사업은 지난 20여년간 추진과 중단을 거듭하며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경인아라뱃길은 원래 서울 강서구와 인천, 부천, 김포시 일대를 지나는 굴포천 유역에 방수로를 짓는 사업이었다. 1980년대 말 노태우 전 대통령의 공약으로 시작돼 지난 1992년 착수됐다.
이후 1995년 민간투자사업인 경인운하로 확대 추진됐으나 IMF 사태 등으로 사업이 연기되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사업이 백지화됐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경인운하 재추진을 공약으로 걸어 지난 2009년 경인아라뱃길로 사업명을 바꾸고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경인아라뱃길 사업을 2년여만에 끝내고 성급하게 연내 개통을 추진하다 보니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경인아라뱃길 착공 이후에도 귤현교, 다남교 등 교량 인근 지역 주민들은 수공측이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시위를 벌였다. 환경단체의 반대 운동도 진행됐다.
특히 인천시는 지난해 송영길 인천시장의 당선 이후 전문가와 환경단체 등과 함께 경인아라뱃길 재검증위원회를 꾸려 자체 조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난관을 헤쳐 온 경인아라뱃길이 정확한 개통시기도 잡지 못하면서 운영사와의 본계약 체결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공측 관계자는 정확한 개통시기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도 “경인아라뱃길 개통은 운영사와의 본계약이 먼저 이뤄져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 운영사 관계자는 “본계약이 늦어지면서 10월 개통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본계약 체결 일정은 아직까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