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감독은 통일부가 최근 개국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 ‘유니 라디오’에 지난 4일 특별 손님으로 전화 출연해 “분단과 통일에 이르는 엄청난 드라마와 영화적 소재가 북한에서 폭발할 것이다. 상상력이 갇히고 억압된 곳에서 창작의지에 불을 붙이면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 한국도 군부독재 시절 많은 상상력이 억압돼 있다가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한국영화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게 됐다”면서 “(북에도) 분명히 그런 현상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배우에 대해 “사상적으로,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면 길거리에서 처형되거나 총살되기도 한다”면서 “(북한) 영화를 보면서 배우들에 대한 캐스팅 욕심보다 체제유지 때문에 외줄을 타는 꼭두각시를 보는 듯한 안타까운 생각이 더 많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태풍’이라는 작품으로 북한에 대한 관점을 영화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면서 “개봉 이후 국민이 통일문제에 대해 그다지 절실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이 놀라웠다”고 털어놨다.
부친이 실향민이라고 밝힌 곽 감독은 향후 남북문제를 다룰 영화 소재에 대해 “실향민이라는 말 자체가 지구 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우리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면서 “실향민 얘기가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 감독은 “영화를 기획하고 만드는 사람으로서 통일의 가치를 드높이는 작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통일 이후 북한의 영화·예술인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고 싶은 욕망이 있고, 그들에게 하루빨리 선진화된 작업 방식을 접목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