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부회장이 그동안 회사살리기에 노력하고 앞으로의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팬택 채권단은 7일까지 유상증자 참여 인수의향서(LOI)를 받는다.
현재까지 두 곳의 사모펀드(PEF)가 인수의향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의 워크아웃 약정은 올해 말까지로 예정돼 있다.
박 부회장이 1991년 맥슨전자 영업사원직을 그만두고 신월동 작은 사무실에서 자본금 4000만원으로 직원 6명과 함께 무선호출기 사업을 시작하면서 팬택은 출범했다.
2001년 현대큐리텔과 2005년 SK텔레콤 단말기 자회사 SK텔레텍을 인수하면서 국내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유동성 위기로 팬택은 2007년 4월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박 부회장은 팬택이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지분을 회생자금으로 내놓고 회사 부채 8000억원에 보증을 서는 등 회사 살리기에 앞장 서 왔다.
박 부회장이 전문경영인으로 경영을 이끈 팬택은 자구노력을 통해 3분기까지 16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2분기에는 매출이 5761억원,영업이익이 117억원, 상반기 전체 매출은 1조1802억원, 영업이익은 515억7700만원에 달했다.
뼈를 깎는 회생 노력으로 팬택은 미국 이동통신사업자 AT&T가 실시한 거래업체 종합평가(Supplier Performance Review)에서 4회 연속 1위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품질을 인정 받고 있다.
이같은 신뢰의 바탕에는 지난 10년간 2조원에 이르는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가 있다.
국내외 특허 3300여건, 출원중인 지적재산권이 1만3700여건으로 임직원의 60%가 넘는 인력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이들 인력은 연구개발에 매달려 흐름을 앞서가는 제품을 내놓기 위해 매진해왔다.
팬택은 5월 세계 최초로 1.5㎓ 퀄컴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 베가레이서를 내놓기도 했다.
삼성, LG와 달리 휴대폰 단말기에 집중하는 전문경영을 통해 이룬 성과다.
팬택 단말기 중 스마트폰 판매량은 80%를 넘는 수준으로 모바일 단말기에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태블릿 제품도 선보이면서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과정중에도 흑자 경영을 이끈 전문경영인 박 부회장에게 지난해 전체 발행주식 10% 규모인 1억6400만주의 스톡옵션을 제공했다.
휴일도 없이 일하며 기술개발에 전념한 박 부회장의 회생 노력에 대해 채권단의 신뢰가 두텁다는 증거다.
팬택은 2015년 매출 10조원 달성이 목표다. 이에 이르려면 박 부회장 없이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창립 20주년으로 워크아웃이 끝날 예정인 팬택의 주인으로 다시 박 부회장이 복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박 부회장은 주식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어 워크아웃 이후 매각의 키를 쥐고 있는 입장이다.
박 부회장은 펀드를 조성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팬택 인수에 나설만한 국내 기업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팬택 관계자는 회사 매각과 관련 "회사 워크아웃 이후 매각 권한은 채권단이 갖고 있어 말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박 부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고 그동안 회사 회생을 위해 애쓴 만큼 직원들은 오너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