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차관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08년 외화유출 규모를 봤을 때 현 외화보유액 3000억달러 규모는 충분하다고 본다”며 이 같이 밝혔다.
신 차관은 “외환보유액은 세계경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며 “민간의 자율적인 자구 노력이 먼저고 그래도 안 될 정도로 세계경제가 어려워질 경우에는 외화유동성을 공급해야 하지만, 지금 현 단계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유럽은행에 대한 우리나라 은행권의 익스포저(위험노출) 에 대해서는 "유럽은행이 우리나라에 빌려준 자금을 디레버리징 하느냐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설사 다 빼내 가더라도 우리는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채권 시장에서 투자자가 다변화돼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빼내간다고 해도 양호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가파른 환율 상승세와 관련,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하되 만약 급등락하는 등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 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환율은 장중 한때 1208원까지 오르면서 15개월 만에 1200원선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개입 덕에 종가 기준으로는 1190원대에 머물렀다.
신 차관은 "오늘 외환·금융시장이 다소 불안했다"며 "필요시에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다소 불안한 시장심리를 안정시키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경우 기존에 해오던 대로 정부가 시장개입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국제금융시장의 급변동에 따른 3단계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3단계 컨틴전시 플랜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점검·보완하겠다"며 "세 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그리스 재정위기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3단계 컨틴전시 플랜이란 그리스의 재정위기 상황이 답보상태를 보이는 경우(muddle through) 그리스의 채무를 탕감해주고 이탈리아 등 주변국에 전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orderly default), 어느 날 갑자기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경우(disorderly default) 등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