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주요 유통업체들에 따르면 올해 나온 주요 햅쌀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상승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고향의 향기미’ 햅쌀 가격이 20㎏기준으로 이날 현재 4만68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5800원보다 1만원 넘게 올랐다.
‘이천쌀’은 10㎏ 기준으로 같은기간 2만9800원에서 3만4800원으로 올랐다. 이마트의 ‘철원오대쌀’도 10㎏ 기준으로 2만8000원대에서 3만1500원으로 올랐다.
이렇게 햅쌀 가격이 오른 것에 대해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쌀 재배면적이 줄어 쌀의 생산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쌀 수요에 맞춰 쌀 생산량을 줄일 수 있도록 밥쌀용 벼 재배 면적을 오는 2015년까지 70만㏊ 정도로 줄일 방침이다.
이에 따라 벼 재배면적은 2009년 92만4000㏊에서 2010년 89만2000㏊, 2011년 85만4000㏊로 줄었다. 같은 기간 쌀 생산량은 2009년 491만6000t에서 2010년 429만5000t으로 줄었고 2011년은 420만t 정도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쌀 생산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쌀값 안정을 이유로 정부 보유 재고쌀을 대량으로 방출했으면서도 쌀값 안정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농식품부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영록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25일부터 9월 7일까지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방출한 정부 보유 재고쌀은 모두 64만5000t이나 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로 인해 발생한 양특회계 손실은 4000억원이다. 쌀 재고량도 양곡연도말(10월말) 기준으로 2009년 99만t에서 2010년 151만t으로 늘었으나 올해는 84만t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현재 일반계(상품) 쌀 20㎏ 가격은 4만4007원으로 1년전의 4만1118원보다 3000원 가까이 높고 평년의 4만3686원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7월까지 급등했던 쌀값은 7월부터 안정되고 있다”며 “이것은 정부가 비축쌀을 대량으로 방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국장 곽길자 씨는 “정부가 쌀 수급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 없이 그때 그 때 발등의 불만 끄겠다는 식으로 정책을 펴 양곡정책 자체가 실종됐다”며 “물가 안정이라는 미명 하에 쌀값을 재고쌀 대량 방출로 잡으려다 보니 오히려 시장을 교란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장기적인 전망과 식량 주권이라는 관점에서 소비자들에게는 물가안정, 농민들에게는 적정 소득 보장을 동시에 달성하려 하지만 매번 실패하고 있”며 “이를 위해선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