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연주,올/All, 머리카락, 에폭시 레진, 800 x 150cm, 2010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거미줄?. 아니, 머리카락이다. 6개월 넘게 8m 넘는 길이로 정교하게 짜낸 함연주의 작품 '올'(사진)이다. 흉내낸 머리카락이 아닌 진짜 머리카락이다.
작가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거미줄과 같이 엮어가는 설치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 마치 아라크네의 거미줄같기도한 이 작품은 머리카락과 투명한 레진이 만들어내는 감각적인 빛의 공간으로 초월적인 우주 공간으로 지속적으로 인식의 변화를 일으킨다.
이번 전시는 인간의 털-머리카락을 둘러싼 이러한 미학적, 미술사적 담화들을 배경으로 마련된 국제 기획전이다.
배명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인간의 털과 머리카락을 주제로 삼은 국내 첫 기획전으로 극도로 미세하지만 날카로운 머리카락의 힘을 전시로 조명하는 것" 이라며 "머리카락이 가지는 사회, 문화적 의미들을 통해 정체성, 인종, 권력, 욕망, 삶, 죽음 등 인간 삶의 의미 체계들을 살펴 볼수 있을 것"이라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전시는 △변형된 머리카락, 낯섦의 미학,△자아의 변형, 외모와 정체성 △상실과 죽음, 삶과 죽음의 메타포등 총 3개 구성으로 나눠 펼친다.
예술가들을 매혹시킨 머리카락을 통해 국내외작가 작품을 비교 감상할 수 있다.
삭발과 변장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기변형을 시도해온 서구 작가들의 작품과, 자신과 타인의 실제 머리카락을 재료로 한 극도의 수공성으로 머리카락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주목한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흥미를 더한다.
전시개막 6일 오후 4시~6시 '현대미술과 털: 초현실주의에서 몸 정치학에 이르기까지' 라는 주제로 김원방(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교수의 세미나도 열린다. 전시는 11월 30일까지.(02)547-9177
루스 마튼/털복숭이/ Hirsute, 18세기 동판화를 변형한 디지털 프린트, 104 x 68cm, 2009 |
◆참여작가
국내=이세경, 이순종, 윤자영, 함연주
해외=Oreet Ashery(영국), Regina José Galindo(과테말라), Carole Kim(미국), Herlinde Koelbl(독일), Soyoon Lym(미국), Ruth Marten(미국), Adrian Piper(미국), Chrystle Rijkeboer(네덜란드), Mika Rottenberg(미국/부에노스아이레스), Imhathai Suwatthanasilp(태국), Anne Wilson(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