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창업주, 장남 상속 제외 유언은 유효”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녹십자 창업주가 장남을 제외하고 재산을 상속하라고 전한 유언은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4일 서울고법 민사17부(이경춘 부장판사)는 녹십자 고(故) 허영섭 전 회장의 장남인 성수(41)씨가 자신을 제외한 다른 가족과 복지재단에 재산을 나눠주도록 한 부친의 유언이 무효라며 어머니 정모(65)씨 등을 상대로 낸 유언무효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창업주인 허 전 회장은 뇌종양 수술을 받은 뒤 입·퇴원을 반복하던 2008년 11월 병원에서 유언공증절차를 통해 ‘소유한 주식을 녹십자가 운영하는 복지재단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부인과 차남, 삼남에게 나눠주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허 전 회장은 2009년 11월 타계했다.

이후 장남은 ‘아버지가 인지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어머니 주도 아래 일방적으로 작성된 유언장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어머니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유언이 허 전 회장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