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정 사장은 신분상의 불이익은 피할 듯 하나 현대캐피탈의 대외적 명성을 비롯해 해외진출 등 그동안 추진해오던 신사업 분야에서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8일 오후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정 사장을 비롯한 현대캐피탈 기관에 대한 징계수위를 최종 결정한다.
제재심의위원회는 이미 현대캐피탈 측에 사전 통보한대로 정 사장에 대한 문책경고를 확정지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금융권 임원에 대한 중징계는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등 3가지 유형이 있으며 이 중 문책경고의 징계 수위가 가장 낮다.
일단 중징계가 확정되면 당사자는 3~5년간 금융회사의 임원을 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경우 중징계라도 문책경고까지는 동종업계의 임원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어 정 사장의 신분상의 변화는 전혀 없다.
현대캐피탈 해킹으로 인해 고객정보가 대량 유출됐지만 사건 발생 이후 정 사장이 사태 수습을 위해 기울인 노력 등을 정상참작해 금감원이 강력한 책임을 묻지 않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대캐피탈 입장에선 정 사장이 그만둬야 하는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으나 대외적인 명성에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일례로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현대차와 연계해 할부금융업에 진출하려는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또한 최근 현대차그룹의 보험사 인수합병(M&A)과 관련해 정 사장이 징계를 받은 이상 현대그룹의 금융사 대표로 M&A 전면에 나서기는 무리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현대캐피탈 법인에 대해 제재심의위원회가 기관 경고를 내릴 결과 이 역시 향후 사업 도모를 하는 데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관련 규정상 기관경고를 받으면 해당 법인은 6개월간 자본시장법상 신규업무를 하기 어렵고, 3년간 다른 금융회사 지분 투자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이번 징계로 해외사업 진출 등에 대한 영향을 판단하기는 아직 어렵다”며 “우선 해킹과 관련해 IT보안 관련 시스템 마련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