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본부는 이날 오후 종로구 흥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작년 5월18일 오후 3시 이해학 목사 중재로 사당동 커피숍에서 열린 협상에서 박명기 후보가 선거비용 보전금액으로 10억원을 요구했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회견에는 당시 곽 교육감 캠프에 있었던 박석운 공동선대본부장과 조승현 상임집행위원장, 김성오 협상대리인 등 3명이 참석했다.
당일 협상장에 있었던 김성오씨는 “곽 교육감이 커피숍에 들어오기 전 내가 입구로 나가 ‘박 후보가 돈을 요구하니 협상장에 들어오지 말라’고 얘기했다”며 “곽 후보는 ‘그래도 이해학 목사와는 인사하고 가야겠다’며 커피숍 다른 쪽 구석에서 두 사람이 잠시 얘기하고 바로 나갔다”고 말했다.
김씨는 “박 후보가 ‘7억원은 예비후보 등록 후 당시까지 쓴 돈이고 3억원 가량은 유세차 계약금과 선거 공보물 종이 구입비, 선거사무소 보증금이다‘라고 말했다”며 “박 후보는 ‘빚쟁이들 때문에 사무실에 들어갈 수도 없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박 후보로부터 거액을 요구받은 김씨는 난색을 표시한 뒤 “후보와 선대본에 질의하겠다”고 했으며 “이런 질의에 곽 교육감과 선대본이 `어림도 없다‘며 거절해 협상 결렬을 최종 선언하고 퇴장한 후 결렬 사실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선대본부 관계자들은 다음날인 5월19일 점심 때가 지나 ‘박 후보가 조건 없이 후보를 사퇴한다’는 소식을 접했으며 그날 오후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백낙청 교수 등 원로 3명과 두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단일화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언론 보도에 나오는 박 후보 측 Y씨와 곽 후보 측 L씨는 동서지간”이라며 “18일 협상이 최종 결렬되고 나서 두 사람이 다른 장소에서 개인적으로 술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말이 오고 갔다는 이야기는 있으나 최종 결렬 이후 협상은 전혀 진행된 바 없다”고 전했다.
김성오씨는 이와 관련, “Y씨와 L씨가 만난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면서도 “두 사람과 지금 연락이 안 되기 때문에 당시 둘 사이에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그걸 Y씨가 박 후보에게 어떤 식으로 전달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선대본부 관계자들은 “당시 곽 후보 선대본은 모든 상황이 녹음되거나 기록된다고 판단했으므로 절대 금품을 수수하거나 약속해선 안 된다는 원칙이 있었다”며 “이를 여러 차례 후보에게 주지시켰다”며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후보직 매매’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