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이 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수준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수출은 미국과 EU 등의 경기둔화에 따른 영향으로 증가세가 줄었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27.1% 늘어난 464억 달러, 수입은 29.2% 증가한 45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무역수지는 8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성이 커진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1179.9원)보다 106.6원이나 급락한 것도 수출증가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통상 환율하락은 가격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수출은 줄어드는 반면 수입은 늘어나게 된다.
수출은 석유제품(84.5%), 철강제품(30.9%), 석유화학(34.0%), 선박(77.5%), 자동차(32.5%), 자동차부품(31.7%), 무선통신기기(7.1%) 등 10대 주력품목에서 늘었다.
그러나 IT(반도체 -14.1%·액정디바이스 -21.5%)의 지속적인 부진이 무역흑자 감소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지역별(8.1~20일)로는 선진국(10.0%) 수출이 둔화된 반면 개도국(17.1%)은 중국, 아세안을 중심으로 비교적 선방했다.
특히 글로벌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미국(-5.9%)으로의 수출 감소가 눈에 띈다. 대미 수출은 액정디바이스(-74.1%), 자동차(-52.0%) 등이 크게 줄었다. 잇따른 재정지출 축소 도미노로 홍역을 앓고 있는 EU 역시 액정디바이스(-59.4%), 반도체(-37.4%) 등이 크게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원유(45.6%), 가스(33.5%) 등 원자재와 의류(45.4%)·돼지고기(92.1%)·쇠고기(45.8%) 등 소비재, 자본재가 모두 늘었다.
8월 무역흑자가 대폭 줄어들면서 올해 목표였던 290억 달러 달성에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달까지 누적흑자규모가 230억 달러이긴 하지만, 8월 들어 표면화된 글로벌 재정위기가 걷히지 않아 세계경제가 더블딥(경기회복뒤 이중침체)으로 치닫게 된다면 남은 4개월동안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세계경기를 급격히 얼어붙게 하면서 교역량을 급격히 줄게 한 전례가 있다.
한진현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무역투자점검반을 구성해서 매일 수출기업에 대한 동향과 애로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중소기업이나 신흥국 중심으로 해외시장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