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3일 향후 대북정책은 ‘신뢰와 균형’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무조건적인 압력행사나 햇볕정책을 추구하기보다는 상황에 맞춘 적극적인 대응으로 북한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내자는 논리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에 게재한 ‘새로운 한국:서울과 평양간 신뢰 구축하기’라는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기고문에서 “한국은 지금까지의 대북정책을 새롭게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제는‘균형정책(Alignment Policy)’시대”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남북한 사이의 타협과 연대를 강조하는 사람들은 북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면 북한이 호전적인 성향을 버린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는 지나친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또 “반대로 지속적인 압력을 강조하는 사람들도 북한을 의미있는 방향으로 변화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제시한 균형정책이란 ‘평화를 지키기 위한 북한의 협력에 대해서 한국이 화답하되 군사도발 등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그는 “반세기가 넘도록 북한은 국제적 규범을 노골적으로 무시해 왔다. 한국은 당연히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그러나 동시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 또한 열어놓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균형정책의 실천을 위해서는 한국이 먼저 북한의 계속된 도발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반대로 북한이 한국 및 국제사회와 맺은 약속을 지키려는 협력의 자세를 보여주면 한국이 그에 걸맞은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북한 핵문제와 관련, 박근혜 전 대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한국은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용인할 수 없다”며 “신뢰할만한 억지, 끊임없는 설득, 더욱 효율적인 협상전략 등을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 “한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이 핵무기 없이도 생존할 수 있고 경제적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남북간 냉각국면에 대해“현재 남북한 사이의 신뢰가 최저수준에 있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한국이 새로운 신뢰를 구축할 기회”라고 역설했다. 그는 “한반도를 끊임없는 갈등의 공간에서 신뢰의 공간으로 변화시키려면 국제적 규범에 근거, 남북한이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를 이행하게 만드는 '신뢰외교'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남북한 모두가 공동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