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해를 단독 표기하는 것은 연방정부 기관인 지명 위원회(United States Board on Geographic Names BGN)의 표기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최근 유엔 산하 국제수로기구(IHO)에 제출한 서한에서 이런 입장을 밝혔고, IHO는 이를 회원국만 볼 수 있는 자체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기본적으로 ‘단일지명원칙(single name policy)’을 갖고 있는 미국은 해상 표기도 항해 안전 유지 차원에서 혼돈이 없도록 단일 명칭만 사용토록 하고 있다. 현재 유엔 산하 IHO가 동해를 ‘일본해’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은 국내적으로 ‘단일지명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며 새로운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7월 미 해군이 동해 상에서 진행됐던 한ㆍ미 연합훈련의 장소를 애초에 ‘동해’로 표기했다가 하루 만에 ‘일본해’로 고쳐 논란이 된 것도 일맥상통하다.
IHO는 내년 4월 19차 국제수로기구총회에서 각국 해양지도 제작의 준거가 되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 개정판을 내기 위해 2009년 6월부터 실무그룹을 운용하고 있고 각국은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일간 독도영유권 문제로 감정이 최고조에 다다른 현 상황에서 미국이 공식적으로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한 것은 우리 정부의 병기 수정 방안 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 정부가 한국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공식 견해를 바꾸지 않을 경우 내년 총회에서 동해 병기를 관철하는데도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지금까지 한·일 양국의 의견일치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실제 우리나라와 긴밀하게 이 문제를 협의하면서 우리 입장을 반영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는 기존에 단독표기했던 것을 '동해' 또는 '일본해/동해'로 병기했을 경우 일본 정부의 반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향후 방침을 변경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의 이런 입장을 감안할 경우 IHO를 상대로 동해와 일본해 병행하도록 지속적으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현실적인 대책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