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내정자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민정수석과 법무장관은 국정에 관해 대통령을 보좌하는 측면에서는 유사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인선이 대통령 퇴임 전 안전판이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측근 친인척 비리는 숨긴다고 숨길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퇴임 안전판이라는 건 근거없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선거사범 처리에 대해 “부당한 간섭이나 개입이 없이 정말 공정한 가운데서 선거사범 처리가 분명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선거사범에 대해 검찰이 양형기준을 마련 중이냐는 질문에는 “검찰에서 양형기준이 마련돼있지만 이를 보완해서 만들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민간인 사찰 혐의로 구속기소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 이인규 전 지원관을 2009년10월말부터 6차례 만나 무슨 보고를 받았냐"고 캐묻자 “전부 보고가 아니라 연초 인사온 경우도 있었겠고 정부기관 구성원 비리감찰에 대한 업무보고도 받은 걸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어 박 의원이 2010년 5월 김황식 국무총리가 대통령에게 저축은행 수사와 관련해 보고할 당시 배석했던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권 내정자는 “민정수석은 대통령 보좌역으로서 배석하는 게 오래된 관행”이라며 “당시 저축은행 전반의 문제점을 보고받았고, 이후로 민정수석실에서는 저축은행의 동향을 계속 파악했다”고 했다.
또 이 당시 배석했지만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아 저축은행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 “대통령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지만, 그 지시는 감사원이 아니라 금융감독기관과 관계기관에 대한 지시였다”며 “구조조정 자금도 확보해야 하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즉각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권 내정자 장남의 병역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권 내정자는 서울대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기 위해 관악구 봉천동으로 이사한 게 위장전입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장남은 (서울대 인근에) 3개월 살았고, 처도 그 기간 왕래하며 뒷바라지를 했다”면서 “논란의 소지는 있으나 공익근무의 편의를 위해 주소를 옮긴 점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차남이 상근예비역으로 복무한 것과 관련해서는 “장남이 공익근무요원을 취소하고 산업기능요원이 된 건 선택의 여지가 있었고, 차남의 경우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권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를 누님이라고 부르는 사이냐”는 물음에 “여사님을 누님이라 불러본 적이 없고, 영부인도 제 이름을 불러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