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2차 지원안 '빛 좋은 개살구'

2011-07-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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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위크 "'허점 투성이' 실효성 의문"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그리스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추가 지원안에 허점이 많아 유럽 재정위기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8월1일자 최신호에서 유로존이 내놓은 2차 그리스 구제안은 그 규모만큼이나 의문점도 많다고 보도했다.

유럽 정상들은 그리스 문제를 놓고 지난 17개월간 무려 11차례 회동해 지난 22일 1090억 유로(157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안을 내놨다. 이로써 그리스에 투입되는 구제금융은 모두 3150억 달러로 불어났다. 대규모 지원안이 나오자 유로화는 물론 유럽 재정불량국들의 채권도 랠리를 펼치며 반색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시장은 다시 불안정해지고 있다. 재원과 채권자들의 손실 확대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그레이엄 비숍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애널리스트는 "유로존은 목전에 닥친 붕괴사태를 막는 최소한의 조치를 내놓을 능력밖에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그리스 지원안에 민간 채권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포함시킨 것을 문제삼고 있다. 민간 채권자들은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 국채를 금리가 더 낮고 만기를 늦춘 새 국채로 바꾸는 등 500억 유로를 토해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민간 채권자들의 참여는 이번에 단 한번뿐이라고 강조지만, 시장은 이를 곧이 듣지 않고 있다.

개리 젠킨스 에볼루션시큐리티스 채권부문 책임자는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우리는 EU를 믿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며 "나도 이들의 판단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가 지원이 돼도 그리스의 상황은 별반 나아질 게 없다는 지적도 많다. 자크 카일루 RB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는 계속 허우적거릴 것"이라며 "그리스의 재정개혁 이행 성과가 평가될 때마다 위기는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위크는 그리스의 국유 자산 민영화 성과가 이미 기대치에 못 미치고, 경제는 3년 연속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구제금융 재원에 대한 우려도 크다. 지난해 출범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이번에 유연성이 대폭 확대됐다. 재정불량국들의 채권을 매입하고, 위기에 몰린 은행의 자본을 재편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유로존 정상들은 지난달 2550억 유로였던 EFSF의 규모를 4400억 유로로 확충하기도 했다.

문제는 역할이 많아진 만큼 EFSF 자체가 부실화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점이다. EFSF는 유로존 회원국들이 보증하는 'AAA' 등급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때문에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는 자국 국채의 등급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로 EFSF의 역할이 늘어나는 데 반대해왔다.

더욱이 그리스와 포르투갈, 아일랜드를 지원한 뒤라 이탈리아나 스페인으로 재정위기가 전이될 경우 쓸 수 있는 자금은 3230억 유로뿐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구제하려면 2014년까지 EFSF의 재원이 7000억 유로 증액돼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RBS는 EFSF의 규모가 2조 유로는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윌럼 뷔터 씨티그룹 소석 이코노미스트는 "EFSF는 단발총에서 기관총으로 바뀌었지만 쓸 수 있는 탄약은 그대로"라며 "즉시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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