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정부 및 공기업들에 따르면 해외 건설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공기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다. 지난 30년간 국내에서 쌓은 신도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 한국형 신도시를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알제리 하시메사우드 신도시 개발에 기술 자문을 제공해, 국내 11개 건설사가 약 12억6000만 달러 규모의 관련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또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마스다르(市)에 한국클린테크클러스터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2~3㎢ 규모의 신도시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가나 신도시 개발계획 수립, 남부수단의 새로운 행정수도 기본계획 수립을 맡아, 향후 국내 업체들의 해당 사업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LH 관계자는 "LH의 해외 진출 방식은 민간 기업을 지원하는 일종의 코디네이터(진행자) 역할을 맡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업체들이 해외 신도시 개발 사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도 해외 발전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86억 달러 규모의 UAE 원자력 발전소 공사를 시작으로, 중동과 중남미 지역에서 잇따라 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특히 멕시코 노르테사업(433㎽ 가스복합)은 삼성물산과, UAE 슈웨이 핫 1600㎽ 가스복합 건설 및 운영사업은 대우건설과, 요르단 알 카트라나 가스복합발전소는 롯데건설과 동반 진출했다. 최근 준공한 필리핀 세부발전소는 두산중공업이 건설을 맡아 1조5000억 달러를 벌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전 개발 사업으로 국내 플랜트 건설 수주도 증가했다. GS건설은 지난해 석유공사의 자회사인 '하베스트'가 발주한 3억1000만 캐나다달러(한화 약 3600억원) 규모의 오일샌드 개발사업을 수주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2020년까지 해외 도로사업 수주 100억 달러를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해외진출 지원 특별팀을 운영하고, 시범사업으로 사업 규모가 11조원에 달하는 터키 북마르마라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포스코건설 등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지원을 받는 공기업과 함께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수주에 보다 유리하다"며 "특히 외국 정부가 추진하는 대형 국책 사업 수주를 위해서는 민관이 동시에 진출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