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터보 주행모습. (현대차 제공) |
◇시속 200㎞ 이상도 ‘거뜬’= 쏘나타 터보의 가장 큰 특징은 고성능이다. 시원하다. 쎄타Ⅱ 2.0 터보 GDi 엔진은 최고출력 271마력이다. 동급 2.0 모델보다 96마력 , 2.4 모델보다 70마력 높다. 순간 힘을 반영하는 최대토크(37.2㎏ㆍm)도 비슷한 비율로 높다.
시속 140~150㎞의 고속주행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시속 220㎞까지 밟아도 여전히 더 달릴 여력이 느껴진다. 비교적 높은 6000알피엠에서 변속이 이뤄지는 만큼 순간 가속력도 뛰어나다. 굳이 수동 모드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높은 토크감을 만끽할 수 있다.
그럼에도 공인연비는 12.8㎞/ℓ로 기존 모델보다 0.2㎞/ℓ 줄어드는 데 그쳤다. 성능을 높이면서도 다운사이징(엔진 배기량을 낮추는 것)에 성공했다. 현대차 연구개발팀이 엔진의 연료 직분사 방식과 터보차저, 6단 자동변속기의 최적 조합을 찾아낸 듯 하다.
제동ㆍ조향능력도 강한 힘에 걸맞게 우수하다. 급정거에도 비교적 빠르게 반응한다. 특히 고속 주행 때 높은 트랙션(지면과의 마찰력)이 강하게 느껴진다. 안정적이다. 기본 타이어는 금호타이어의 고성능 타이어인 ‘솔루스(Solus)’다.
현대차는 이 차량을 역시 터보 엔진을 탑재한 폴크스바겐 ‘골프 GTI 2.0’과 비교했다. 1000만원 이상 비싼 모델과 비교하는 건 그만큼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리라. 쏘나타 터보는 골프 GTI에 비해 마력ㆍ토크에선 앞서지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성능이 0.1초(쏘나타 7.0초ㆍ골프 6.9초) 뒤진다.
디자인과 인테리어는 기존 쏘나타와 같다. 뒤 ‘F20 Turbo’ 엠블렘과 18인치 알로이 휠만이 ‘터보’란 걸 구분짓는다. 이제 쏘나타는 2.4 모델이 사라지고, 2.0 일반ㆍ하이브리드ㆍ터보 3개 모델이 판매된다.
쏘나타 터보 실내외 사진. (사진= 김형욱 기자) |
◇스포츠카를 상상하면 곤란= 물론 한계는 있다. 처음에 잘 나간다고 스포츠카를 상상하면 곤란하다. 자칫 위험하다. 가속ㆍ제동ㆍ조향 모두 딱딱하기보다는 여전히 부드럽다. 독일이나 이탈리아의 스포츠카보다는 편안한 일본 스포츠 세단의 느낌이 강하다.
이날 시승회에서 일부 자동차 전문기자는 고속주행 후 급정거시 ‘피시 테일링(fish tailing, 차체 뒷부분이 흔들리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물론 이는 소수 의견이고, 공도에서 이처럼 주행하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에 단점이라고 할 순 없지만.
소리도 아쉽다. 고성능 모델을 구분짓는 특징 중 하나는 엔진 흡ㆍ배기음이다. 마니아들은 엔진 소리를 음악에 비유하기도 한다. 렉서스 ‘IS F’처럼 일부러 인공 배기음을 추가하는 모델도 있을 정도다. 쏘나타 터보는 높은 성능 치고 너무 조용하다.
전체적으로 보면 충분히 매력적이다. 3000만원이 안 되는 가격(2850만~2960만원)으로 이 정도 성능의 차를 만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비슷한 힘을 내려면 최소 1000만원 이상이 더 필요하다. 마니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경쟁 모델은 ‘그저 그런’ 성능의 2000만원대 후반~3000만원대 초반의 수입차, 그리고 디자인만 다른 ‘쌍둥이’ 기아차 ‘K5 터보’다.
예상 월 판매는 고성능 모델의 판매가 전체 모델의 통상 3~5%란 점을 감안하면 월 300~500대다. 요컨데 많이 팔기보다는 ‘벨로스터’, ‘제네시스 쿠페’ 등과 함께 ‘젊은 현대차’의 전위부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