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 논란에 우리금융 예비입찰 무산 위기

2011-07-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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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국민공모 방식이라는 ‘다크호스’가 등장하면서 사모투자펀드(PEF)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우리금융지주 매각 입찰 작업이 급격히 힘을 잃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내에서도 우리금융 민영화 과제를 차기 공자위가 구성되는 9월 이후로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제안한 국민공모 방식이 우리금융 민영화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찬성하는 진영에서는 저평가돼 있는 우리금융 주식을 공모를 통해 국민들에게 매각할 경우 조기 민영화와 서민가계 수익 증대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주가가 1만3000원대인 우리금융 주식을 20~30%의 할인율을 적용해 일정 요건을 갖춘 국민들에게 매각할 경우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서민들이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공모 절차를 완료하는 데 3~4개월이면 충분해 그동안 답보를 거듭해 왔던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신속히 마무리할 수 있다.

한나라당 서민정책특위 위원장을 지낸 홍 대표도 친서민 기조를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국민공모 방식은 대주주가 없어지기 때문에 경영이 방만해질 수 있고 경영권 프리미엄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KDI 교수도 “국민공모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주식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외국계 투자자들이 상당 부분을 인수하게 될 것”이라며 “공적자금을 투입해 살린 기업을 외국계 자금에 넘기는 게 바람직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공모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PEF 세 곳이 참여한 우리금융 예비입찰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당국은 예비입찰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론 추이에 따라 매각 방안을 수정할 수도 있다.

국민 세금으로 살려낸 기업을 PEF에 넘기는 데 대한 비난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지분 매각을 강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공자위 내에서도 우리금융 민영화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 공자위원은 “국민공모 방식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목표에는 부합하지 않지만 우리금융 민영화에 따른 수혜를 다양한 계층이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라며 “현 공자위 임기가 8월 말에 만료되는 만큼 다음 공자위가 구성된 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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