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변칙 '우회상장' 71개 법인 세무조사 착수

(아주경제 김면수 기자) 국세청이 최근 변칙 ‘우회상장’ 등을 통해 거액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71개 법인을 대상으로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회상장(Back-Door Listing)이란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의 합병, 포괄적 주식교환, 주식스왑, 영업양수와 연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비상장기업의 최대주주 등이 상장기업의 최대주주가 되는 것을 뜻한다.

17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은 우회상장 등 변칙 자본거래 혐의가 큰 71여개 법인에 대한 분석작업을 완료한 후 이달 초부터 순차적으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계열법인의 대표나 주주이면서 경영권을 승계중이거나 우회상장 등으로 신규상장된 중견법인의 대주주 등을 중심으로 조사역량을 집중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비상장기업을 운영하는 대주주들이 변칙 우회상장을 통해 거액의 증여세 등을 탈세한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재산가들의 변칙적인 우회상장은 탈세 뿐만 아니라 대다수 소액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입히고 있다”며 “국세청은 변칙 상속·증여행위 차단을 위해 세무조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5월말 현재 우회상장 등 변칙 거래 혐의가 짙은 51개 법인을 대상으로 주식변동조사를 실시해 약 99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한 바 있다.

당시 국세청은 △불균등 증·감자, 불공정합병, 신종사채 발행 등 자본거래를 이용한 대주주의 변칙적인 증여혐의가 큰 기업 △상장 후 주가변동이 크고 대주주의 주식거래규모가 큰 상장·코스닥등록법인 등을 중심으로 집중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