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의장은 이날 상원 금융위에 출석한 자리에서 "연준은 경기회복세가 당초 예상과 일치하는지 향후 수개월간 지켜보기를 원한다”면서 "아울러 지난해 8월에 비해 높아진 물가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 경제상황은 2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던 지난해 8월에 비해 더 복잡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은 높지만 기대인플레이션은 목표치에 근접하고 있고, 단기 경제성장 전망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경제가 실제로 회복되는지 보고 싶다"며 "현시점에서 추가 조치는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거듭 확인했다.
이는 13일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최근의 경기둔화 양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디플레이션 위험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국채 매입을 통한 추가 경기부양 조치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서 물러선 것이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직후 총 1조7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를 단행했으며 이후 지난해 11월에는 6000억 달러 규모의 2차 양적완화 조치에 나서 올해 6월말까지 국채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버냉키 의장은 이어 최근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위기에 언급, "이들 3개국이 유럽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다"면서 미국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의 자체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의 문제는 시장의 우려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버냉키 의장은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정부지출 삭감 방안과 관련, "단기간에 지나치게 많이 줄이는 것은 가뜩이나 취약한 경기회복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미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 협상에 대해서도 "정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에 매우 심각한 금융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