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ying face #3, 2011, oil on canvas, 68x71cm |
(아주경제 박현주기자) 얼굴 형상의 흰 마스크 상에 노란 호스를 연결한 눈에서 눈물이 펑펑 쏟아지고 있다. 웬지모를 위트와 고독이 함께 느껴진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가 운영하는 프로젝트 전시공간 ‘16번지’에서 일본의 젊은 작가 마사야 치바(31)의 국내 첫 개인전 ‘무한히 편안한 생활방식’이 열리고 있다.
조각 설치 사진촬영등의 과정을 거쳐 회화작업을 하는 마사야 치바는 2005년 일본의 명문 타마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일본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치바의 회화는 지극히 평범한 소재들과 이색적인 요소들을 결합한 후 한 화면에 공존시키면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시제목처럼 평소 ‘무한히 편안한 생활방식’을 갈망하는 작가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해석된 일상의 사물들과 일상에서 우연치 않게 발견한 행위들을 자연스럽게 그의 그리기 실험에 끌어들이는 작가의 위트가 돋보인다.
나무토막들과 화초들을 모으고 쌓아 그 위에 매직펜으로 방긋 웃는 여성의 나신을 그려넣은 ‘Fairy’ 시리즈는 삶과 죽음 속 희망에 대해 얘기한다.
전시회를 맞아 지난 8일 방한한 작가는 “나무토막은 이미 죽어 있는 것이고 반대로 식물의 이미지는 생명을 상징하는 것이다. 하나의 화면에서 삶과 죽음이라는 일생을 그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한히 편안한 생활방식’이라는 전시타이틀과 관련 작가는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애도하며 희망을 노래 하고픈 의도를 담았다.
작가는 “내가 평소 갈망하는 것이기도 하고 일본 대지진 이후 에어컨과 같은 문명의 이기가 쾌적한 삶을 위해 얼마나 필수적인 요소인지 알게 됐다”며 “반면 지진으로 그러한 삶의 한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한히 편안한 생활방식이라는 것은 살면서 절대 있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인생은 항상 불편을 감수하고 살아가야 하기에 그런 아이러니한 면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8월7일까지. (02)2287-3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