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은행권의 가계대출 확대에 제동이 걸리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대출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금리도 가계대출보다 1% 이상 높아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 상향 조정 △은행 예대율 관리 강화 △2016년까지 비거치식·고정금리 대출 비중 30%로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한 데 따른 영향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 2009년부터 금리변동 위험이 크지 않고 대손 발생률이 낮은 가계대출 실적 늘리기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 새로운 수익원 창출 차원에서 중소기업 쪽으로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8% 수준인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배정현 SK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신규대출의 대부분을 책임졌던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비중 축소에 나서면서 다른 은행들이 이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며 "금액으로는 14조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기회복으로 중소기업의 운전·설비투자 자금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대출 확대를 위한 시장 환경도 조성돼 있다.
한 시중은행 기업금융 담당 임원은 "중소기업 경기실사지수(BSI)와 생산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개선되고 있다"며 "은행들이 대출 확대를 추진할 경우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들어 중소기업 대출과 가계대출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도 은행 입장에서는 호재다.
신규대출 기준으로 지난 1월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가계대출 금리보다 평균 1.01% 높았다. 이 격차는 2월 1.06%, 3월 1.16%, 4월 1.09%, 5월 1.13%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배 연구원은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시 순이자마진(NIM) 등의 수익성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며 "대손 비용이 늘어날 수 있지만 순이자마진 상승폭이 이를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