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각종 정책현안으로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끈끈한 우정을 발휘했던 양당 대표가 어떤 파트너십을 발휘할 지 관심사다.
◆ 끈끈한 인간적인 ‘연(緣)’
홍준표 대표와 손학규 대표는 과거 정치적 동반자로 불릴 정도로 궁합이 좋고, 인간적 관계도 끈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15대 국회 당시인 지난 1999년 각각 의원직 상실과 경기도지사 낙선 이후 미국 워싱턴에서 함께 생활하며 남다른 정을 쌓았다.
미국 체류 시절 식사와 술자리를 자주 갖으며 ‘동병상련’을 나누는 등 각별한 친분을 유지했다. 당시의 인연 덕에 한나라당 시절 홍 대표가 사석에서 손 대표를 ‘형’, ‘형님’으로 불렀다고 한다.
손 대표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기 전인 지난 2007년 초에는 단 둘이 만나 손 대표가 홍 대표에게 ‘함께 탈당을 하자’는 제의를 했을 정도로 둘 사이의 신뢰관계는 깊었다. 당시 회동에서 손 대표는 홍 대표에게 “내 캠프로 와서 선대 본부장을 해 달라”란 요청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손 대표가 자리를 옮겨 통합민주당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던 지난 2008년 5월에도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홍 대표가 취임 인사차 손 대표를 찾아 “형님을 모시고 내가 원내대표를 했으면 했는데 잘 안 됐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 궁합 좋지만… 첨예한 與野 관계
두 사람의 인간적 관계나 성향을 감안하면 당 대표로서 둘의 궁합은 좋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홍 대표는 직설적이고 본인의 생각을 밀어부치는 스타일이고, 손 대표는 이를 온화하게 받아주는 성격이라 상호 대화와 타협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008년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를 두고 홍 대표가 손 대표의 홈페이지에 직접 협조와 양보를 부탁하는 글을 올렸고, 손 대표가 이에 화답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또 홍 대표가 당내 서민정책특위 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복지정책에 관심이 높아 손 대표의 민생진보와 궤를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최근 여야 관계가 각종 반값등록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도청사건 등 정치적 현안을 두고 첨예하게 얽혀 있는 점은 변수다.
한나라당 한 비례대표 의원은 “당·청, 당·정 관계 등 복잡한 함수를 감안하면 홍 대표가 앞으로 야당과의 합리적인 조율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다만 한미 FTA 등 특정 현안을 두고 댱의 입장은 물론 양당 대표 간 생각이 상이해 마찰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당내 세 세력을 규합, 정권 재창출 및 총선 승리라는 과제를 떠안은 홍 대표와, 이와 마찬가지로 비주류를 중심으로 내년 양대 선거의 막중한 책임을 떠안은 손 대표 간에 부드러운 관계 성립은 어불성설이란 평가도 있다.
실제로 손 대표가 지난해 10ㆍ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컴백, 지지율이 급등하자 당시 최고위원이었던 홍 대표는 “손 대표의 지지율은 20%까지 올라가겠지만 단기적으로 반짝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