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사장은 직위를 유지한채 신설된 'DS사업총괄'의 제조·설비 일류화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일선 사업부장에서 이선으로 물러나게 됐다.
이번 인사는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이날 인사 및 조직개편을 발표한 이인용 부사장은 "이번 조치는 실적부진으로 인한 조직 내 분위기 쇄신과 부문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것"이라며 "최근 감사 및 부정적발로 인한 인사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LCD사업부는 1년 가까이 시황악화로 부진한 성적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지난 탕정 8세대 라인 증설 및 중국 쑤저우 LCD 라인 준공 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올해 초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던 LCD 가격이 바닥에 머무르면서 '과잉투자' 우려를 자아냈다. 정확치 않은 전망에 대한 문책의 성격을 지닌 것.
한편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연말 정기인사에 경영진을 교체해온 삼성이 이같은 특단의 조치를 취한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장 사장은 지난해 이미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감사에서 문제가 드러난데다 경영부진의 책임을 통감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연말인사에서 삼성전자는 장 사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그 이유는 중국 쑤저우 LCD라인 신설 마무리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사장이 직접 중국 고위 관계자를 만나는 등 중국 LCD 신규라인 건설 허가에 사활을 걸었다.
책임자인 장 사장이 물러나면 라인 신설 허가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또 이를 주도한 이 사장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는만큼 지난 5월 쑤저우 공장 준공을 마무리한 후 장 사장을 교체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