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총리는 24일 첫 방문국인 헝가리를 향해 베이징을 출발했으며 닷새 동안 영국과 독일도 차례로 방문한다. 이번 유럽 순방에서 원 총리는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갖고 국제 관심사 및 양자간 주요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원 총리의 헝가리 방문은 중국 총리의 24년만의 첫 헝가리 방문이다.
원 총리는 이번 유럽 순방을 통해 중국과 유럽간 상호이해를 확대하고 금융, 사회간접자본, 기술 등 의 새로운 분야에서 협력강화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아울러 원 총리의 이번 유럽 순방에서는 유럽연합(EU)의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 지위‘ 부여 문제, 그리스 등의 유럽 재정 위기, 인권 문제, 리비아 사태 등과 함께 교역 및 투자강화, 주요 국제사안에서의 공동보조 확대 방안 등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경제 지위 부여 문제는 중국이 오래전부터 요구하고 있는 사안으로, 영국, 독일, 헝가리 등의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제사회의 이목은 3조400억 달러 이상인 외환보유고의 달러 자산 의존도를 낮추려고 하는 중국 정부가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유럽 국가들을 위해 외환보유고를 풀 것인가에 쏠려있다.
그리스 등 유럽국가의 재정 위기 극복이 유럽의 최대 현안 과제인 만큼 중국은 방문국에서 유럽 국채매입을 통해 문제 해결 ‘구원투수’로 나서는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베이징 소재 대외경제무역대학의 딩즈제(丁志杰) 금융학원장은 로이터에 “그리스 상황이 매우 심각한 시점에 방문이 이뤄진다”면서 따라서 “원 총리가 (유로 지역에 대한) 중국의 신뢰를 확인시키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총리는 지난해 10월 그리스를 방문했을 때 이미 그리스 국채 매입을 늘리고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쑹저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대사도 지난 4월 “중국이 유럽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국채 매입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한 만큼 실현가능성이 높은 관측이다.
한편 원 총리는 유럽 3개국 순방에 맞춰 파이낸셜타임스(FT) 24일자 기고문에서 중국 경제의 최대 고민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확신을 드러냈다.
원 총리는 “중국 정부가 거시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고,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가격 수준이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고, 향후 꾸준히 가격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