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을 방불케 한 동서식품과 남양유업간 커피믹스 시장쟁탈전에서 남양유업의 점유율이 여전히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지만 당초 목표로 세운 '연간 10%'에 육박하고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업계 일각에선 이런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양사의 커피믹스 1라운드는 남양유업이 동서식품에 사실상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22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 2월 2.4%에 불과했던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이 지난 5월에는 9.7%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홈플러스에서 판매된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역시 전체의 8.3%로 기록됐다.
반면 동서식품은 대형마트 점유율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에서 올 1월 80.3%였던 점유율은 지난달에 72.9%까지 하락했고, 홈플러스 역시 1월에 82%였던 것이 지난달에는 73.7%로 떨어졌다. 남양유업이 확대한 시장을 동서식품이 그대로 빼앗긴 것이다.
이는 국내 커피믹스 업계 2위를 고수하고 있는 한국네슬레의 시장 점유율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한국네슬레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롯데마트에서 13.3%∼16.4%의 고른 점유율을 보였고, 홈플러스에서도 10%대의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남양유업의 시장 진출로 인한 영향이 거의 없었다는 의미다. 이는 롯데칠성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현재 대형마트에서 진행되고 있는 커피믹스 전쟁은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의 혈투'라고 단언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상 외의 성장과 관련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4월과 5월에 판촉활동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전체 시장의 10% 정도인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반면 동서식품 관계자는 "재구매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6월말부터 7월초가 가장 중요하다"며 "판촉에 의한 판매가 아닌 진정한 맛으로 승부가 갈리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커피믹스 소비자가 주로 사무실이다 보니 180개가 들어있는 대형 커피믹스 소진 시기가 이달 말이어서, 이에 대한 재무매율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정해진다는 의미다.
때문에 동서식품과 남양유업 측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중반까지 마케팅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유통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시장점유율을 급속도로 확대해 나가면서 시장 1위인 동서식품 점유율이 다소 감소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하반기에도 남양유업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