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로차이나는 지난해 2월 엔카나의 셰일가스전 지분 50%를 54억 캐나다달러에 인수하기로 했었다. 양사는 이번 계약에 대한 조건에 최종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엔카나와 페트로차이나가 합착벤처를 세우려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셰일가스는 암석층에 분포하는 천연가스를 말한다. 추출 비용, 운송 등의 비용이 많이 들어 경제성이 낮았으나 유가가 오르면서 투자가 늘었었다. 당시 엔카나는 합작벤처 계획으로 셰일가스 개발 비용을 분담하려 했고, 페트로차이나는 셰일가스 개발에 대한 기술적 이해를 얻길 원했었다. 하지만 양해각서를 맺었던 당초부터 지분인수 가격이 비쌌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또한 셰일가스는 `프래킹‘이라는 수압파쇄기법과 수평시추 방식을 혼합한 기술로 암석에서 추출하는데 그 과정에서 식수원이 오염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후 석유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사업성이 낮아졌다는 점도 이번 공동개발 결렬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페트로차이나 대변인인 마오저펑(毛澤鋒)은 "자산의 가치평가와 셰일가스 개발절차 등에서 의견이 엇갈렸다"며 "이번 건으로 인해 페트로차이나의 대외투자가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중국 우쾅(五礦, Minmetal)그룹은 호주의 광산업체인 에퀴녹스(Equinox)를 인수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우쾅그룹은 65억달러를 들여 에퀴녹스를 인수하려 했으나 곧바로 캐나다의 배릭골드((Barrick Gold)가 더 높은 가격으로 인수하겠다고 나서자, 곧바로 인수포기의사를 밝혔다. 과거 가격불문하고 무서운 에너지 식탐을 보이던 중국업체의 행태와는 다른 모습이다.
또한 페트로차이나 역시 최근 브라질 OGX 가스전의 경매에 입찰을 포기하기도 했다. OGX 가스전 인수에 의욕을 보였지만, 경쟁이 과열되면서 가격이 예상외로 높아지자 입찰을 포기해 버린 것.
이같은 일련의 사례들은 중국의 에너지업체들이 앞으로 가격이 맞지 않거나, 충분한 기술이전 효과가 없는 해외 자원 인수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