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간사장은 이날 낮 민주당 의원 총회에서 간 총리가 사임 의사를 표명한 직후 일본 취재진에게 "간 총리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합의 문서는 '그게 중요하다'고 쓴 것일 뿐 '이걸 끝내면 물러난다'는 조건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간 총리와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오전에 만나 ▲민주당을 깨지 않고 ▲자민당에 정권을 내주지 않고 ▲동일본대지진 부흥기본법안과 2차 추경 예산안 조기 편성을 추진한다고 합의했고, 오카다 간사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어 간 총리가 '재해와 원전 사고 복구에 어느 정도 전망이 보이는 단계'에 물러나겠다고 밝힌 만큼 부흥기본법안과 2차 추경 예산안을 짜고 나면 물러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지만 간 총리 측 주요 인사가 나서서 이 같은 해석을 부인한 것이다.
언제 물러나겠다는 얘기는 없으니 결국 물러나기 싫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도 풀이된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오카다 간사장의 발언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비난하며 "여름까지 사이의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물러난다는 뜻"이라거나 "6월 말에는 (수습) 전망이 서지 않겠느냐"라고 간 총리의 조기 사임을 촉구했다.
다만 간 총리와 구체적인 사임 시기를 논의한 적이 없다는 점은 인정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을 지지하는 중견 의원 그룹인 '일신회' 회장인 스즈키 가쓰마사(鈴木克昌) 의원은 간 총리에게 "구체적으로 언제 물러나겠다는 것이냐. 빨리 대답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간 총리는 "검토해서 답변하겠다"고 말했을 뿐이었다.
결국 당 지도부와 하토야마 전 총리가 일단 당의 분열을 막으려고 애매모호한 말을 교환한 뒤 이를 자기 사정에 맞춰 정반대로 해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오자와파 의원들은 이날 표결에서 대부분 내각 불신임안에 반대했지만 2명이 찬성했고, 오자와 전 간사장 등 15명이 기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공산당과 사민당 의원 15명, 기타 3명을 더해 기권은 33명에 이르렀다.
민주당 집행부는 찬성 의원은 제명하고, 결석하거나 기권한 의원은 당원 자격을 정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분열과 말 바꾸기, 동상이몽, 다시 당내 대립을 되풀이하는 민주당에 대해 국민의 실망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