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ADB 수석이코노미스트 "식량가격 상승이 亞 경제성장 최대 변수"

2011-04-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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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아시아 국가들은 앞으로 2년간 8%에 가까운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식량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일 기획재정부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2~3년간은 중국과 인도가 성장세를 견인했지만 올해부터는 아시아 전반에 걸쳐(broad-base) 장및빛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이 말했다.

실제로 ADB는 아시아 국가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의 7.3%에서 7.8%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중국과 인도의 경우, 각각 지난해와 같은 9%, 8%를 유지했다. 한국은 4.6%로 지난해와 같았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수출 주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이제는 중국 인프라투자 등 내수를 중심으로 발전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식량가격 급등 등 인플레 압력이 증가하고 있는 부분은 우려스럽다는 견해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하루에 1.25달러이하로 먹고 사는 빈곤층이 아시아에 9억명 정도 된다”며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식량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과 유럽의 경우 14% 정도에 그치지만 아시아는 45%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사회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국가별로 물가상승을 저지하기 위해 이자율을 조정하면서 갭(Gap)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자율 갭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로 유동성이 흘러들어갈 수 있어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본연의 취지와 상충될 수 있다.

그는 “과연 얼마만큼을 이자율을 절상 혹은 환율을 하락시킬 것이냐를 두고 정책당국자 입장에서 고민거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거론되는 것처럼 자본통제를 위해 아시아 국가가 서로 공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경상수지가 큰 나라, 환율이 평가절하 됐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환율을 조정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반면에 환율이라든지 경상수지가 크지 않은 나라도 있다”며 “국가별로 자본통제를 다르게 운용하다보면 보호무역주의의 수단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ADB는 도호쿠 대지진으로 일본 경제성장률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월 11일에 일본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 바로 일주일뒤에 전망치를 확정해야 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내년에는 1.8%로 전망했지만 한달동안 큰 변수가 발생해서 수정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일본 경제가 마이너스성장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했디만 ADB는 아니라고 본다”며 “이번달말에 최종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지진 이후, 산업 공급망(서플라이 체인)이 망가졌다는 분석에 대해서는‘생각보다 그 영향력은 미미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본의 전력난이 이달 중순이나 다음달에 정상화할 것이라는 사실을 전제로 한 만큼, 전력복구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서플라이 체인이 망가져서 일본과 무역을 하는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클꺼라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여러 기업들과 직접 접촉해본 결과, 그 영향력은 생각보단 덜하다”라며 “일본에만 의존하고 있던 기업들도 공급원을 바꾸면서 차근차근 대응해나가고 있어 국내총생산(GDP)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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